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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전기차공장 투자 계획 재검토할까, 보조금 중단에 셈법 복잡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9-30 15: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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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전기차공장 투자 계획 재검토할까, 보조금 중단에 셈법 복잡
▲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현대자동차가 미국 전기차공장 투자 계획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주 자동차공장.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중단에 대응해 조지아주에 신설하는 전기차 생산공장 투자 계획을 재검토 대상에 올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 정부에 이어 미국 정치권에서도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목소리가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미국 지역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 보도에 따르면 라파엘 워녹 조지아주 상원의원은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기업에 전기차 보조금을 계속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현대차를 비롯한 기업이 미국에 전기차 생산공장 건설을 마무리할 때까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포함된 전기차 지원금 차별적 지원 정책 시행을 늦추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아직 미국에 생산공장을 운영하지 않는 기업의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대차와 기아도 보조금 중단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워녹 의원은 “미국 상무부가 전기차 지원법 시행에 관련해 유연한 정책을 펼치기를 바란다”며 “현대차와 같이 미국 제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기업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은 해당 법안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며 민주당 소속의 워녹 의원이 특히 야당인 공화당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민주당이 인플레이션 완화법 통과를 밀어붙인 다음 뒤늦게 잘못을 깨달았다고 비판하며 이는 지금과 같이 불행한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켐프 주지사 역시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인플레이션 완화법 도입에 반대했던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도 바이든 정부의 정책과 다른 방향을 앞세우는 워녹 의원의 법안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이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재개로 이어지기 어려운 셈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반발해 바이든 정부 측에 한국의 입장을 꾸준히 전달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공정무역 위반 혐의로 제소하는 등 여러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의 강력한 법안 시행 의지와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한다면 한국 정부의 입장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일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가 결국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당분간 불리한 경쟁환경에 놓일 공산이 크다.

특히 현대차가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라 조지아주에 신설하는 전기차 생산공장 투자 계획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은 별도의 기사에서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와 한국 정부가 모두 심각한 비상 상태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해당 관계자는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과 인터뷰에서 “현대차가 공장 투자 계획을 완전히 철회할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미국 전기차공장 투자 계획 재검토할까, 보조금 중단에 셈법 복잡
▲ 현대차 전기차 주력모델 '아이오닉5'.

미국 정부가 전기차 지원 정책을 지금과 같이 강행한다면 공장 투자 규모가 기존 계획과 크게 달라질 수 있고 공장 투자 계획을 완전히 백지화할 가능성도 거론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관계자는 현대차가 이와 같은 대규모 계획에 변화를 추진하는 일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선택지지만 현대차가 매우 어려운 계산을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을 통해 “처음 몇 년은 어렵겠지만 큰 관점에서 본다면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결국 큰 성과를 거두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이른 시일에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 상한선이었던 20만 대를 채워 어차피 보조금을 받지 못 할 수도 있었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상한선이 폐지되면서 오히려 잠재적으로 더 많은 보조금을 받게 됐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미국 정부 관계자가 이런 논리를 앞세운 것은 결국 현대차와 기아 등을 대상으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정책을 바꿀 뜻이 없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은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가 이번에 발의된 법안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정책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워런 의원은 현대차를 비롯한 여러 자동차기업 및 켐프 주지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방안에 해결책을 찾겠다는 태도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전문가인 케빈 케텔스 웨인스테이트대 교수는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을 통해 “현대차의 전기차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현재 상황에서 미국 정부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는 차량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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