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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로 우뚝 선 신동빈, 아들 신유열 '후계자' 명분 만들기도 착착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9-28 15: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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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로 우뚝 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 아들 신유열 '후계자' 명분 만들기도 착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아들 신유열(일본이름 시게미쓰 사토시) 롯데케미칼 상무보의 승계 명분을 만들어 주기 위해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케미칼에 힘을 주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행보다.

하지만 아들인 신유열(일본이름 시게미쓰 사토시) 롯데케미칼 상무보의 경영권 승계에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한 행보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직 롯데그룹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한 바 없는 신유열 상무보에게 승계의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해 신 상무보가 나중에 수확할 수 있는 새 사업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롯데그룹의 움직임을 보면 최근 신동빈 회장이 롯데케미칼에 새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부쩍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케미칼은 조만간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기업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동박시장 점유율 2위, 글로벌 동박시장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일진머티리얼즈의 잠재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진머티리얼즈가 롯데케미칼이 그동안 추구해온 배터리 소재 분야로의 사업 확장에 제격인 매물이라는 뜻이다.

롯데케미칼의 인수 의지는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데 약 2조5천억 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2015년 10월 삼성그룹으로부터 여러 화학계열사를 ‘빅딜’로 인수할 당시 투입했던 2조8천억 원에 이어 역대 2번째로 큰 규모다.

롯데케미칼은 해외에서도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짓는 ‘라인 프로젝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총 사업규모만 5조 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신동빈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및 복권 이후 처음으로 간 해외 출장에서 인도네시아를 먼저 방문해 라인 프로젝트를 둘러봤을 정도로 롯데케미칼이 집중하는 사업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미국에 3300억 원 이상을 들여 2차전지의 또다른 핵심소재인 양극박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롯데케미칼에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롯데그룹의 ‘심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롯데쇼핑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추월하며 롯데그룹의 확고한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전통적 소재사업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놓고 롯데케미칼에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얘기도 끊임없이 나왔다. 소재산업의 업황이 꺾이면 롯데케미칼도 위험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에 여러 새 사업을 붙이는 것은 롯데그룹의 확실한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이라는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노력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재빠른 움직임이 최근 신동빈 회장의 베트남·인도네시아 출장에 동행해 롯데그룹 후계자로 공식 행보에 나선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보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신 상무보는 2020년 하반기에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하며 본격적으로 롯데그룹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롯데그룹에서 보여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올해 2분기 롯데케미칼 동경지사에 입사해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는 임원을 맡았지만 여전히 그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롯데케미칼로 우뚝 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 아들 신유열 '후계자' 명분 만들기도 착착
▲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보(사진)는 아직 롯데그룹에서 경영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롯데케미칼에 뿌려지고 있는 새 사업의 씨앗이 향후 신 상무보의 업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신동빈 회장이 롯데케미칼에 적극적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신유열 상무보가 향후 경영 전면에 등장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사업들을 하나둘씩 롯데케미칼에 붙인다면 향후 수 년 안에 그 결실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롯데케미칼이 집중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사업은 성장성을 의심받지 않고 있는 전기차 소재 분야다.

신동빈 회장이 이렇게 결실이 맺어질 새 사업들을 신유열 상무보가 업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재계 일각의 시각이다.

실제로 국내 여러 재벌기업들은 신사업을 발굴하는데 공을 세웠다는 명분을 앞세우며 2세, 3세, 4세에게 그룹을 승계하는 방법을 많이 쓴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의 후계자로 인정받는데 롯데케미칼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롯데케미칼의 역할은 과거와 현재가 닮아 있다.

신 회장이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상무로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1990년대에 신 회장이 구체적으로 호남석유화학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

그가 본격적으로 경영능력을 내보인 것은 2004년 호남석유화학의 공동 대표이사에 취임힌 뒤부터다.

신 회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뒤 몇 달 지나지 않아 KP케미칼을 인수했고 2010년에는 말레이시아의 화학회사인 타이탄케미칼을 1조5천억 원에 인수하며 롯데케미칼을 글로벌 화학회사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행보 덕에 그는 2011년 롯데그룹 회장으로 승진하며 롯데그룹의 경영 승계 구도에서 확실한 우위를 잡았다.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의 후계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롯데케미칼이었던 셈이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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