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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 매각에 노조도 누그러진 분위기, 정상화 기대감 커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2-09-27 14: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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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대우조선해양 노조)에서 대우조선해양의 한화그룹으로 매각과 관련해 과거 한국조선해양으로 합병이 추진되던 당시보다는 한결 누그러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원만히 소통해 인수를 순탄하게 마무리하면 대우조선해양은 21년 만에 새 주인을 맞아 친환경 선박기술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 매각에 노조도 누그러진 분위기, 정상화 기대감 커
▲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행보에서 과거 매각 과정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와 미래 연구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그룹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속도’보다는 ‘검증’이 우선"이라는 뜻을 내놨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조선 시장에서 한국 조선산업의 지위를 떠받치는 기둥으로 결코 정치인과 관료가 졸속으로 팔아 버려서는 안 되는 기업”이라며 “조선산업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기업(한화그룹)이 조선소를 잘 운영할 수 있는지에 관한 우려부터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 매각 뒤 경영 정상화를 위한 확실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매각 과정에서 당사자인 노조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노조 관련 문제들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6월2일부터 51일 동안 이어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의 파업으로 1도크(선박 건조시설)에서 작업이 중단돼 실적 감소를 겪는 등 홍역을 치렀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하청노조와 차별받는다는 이유로 금속노조 탈퇴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등 내부에서 노조 문제로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과거 한국조선해양으로 매각이 추진되던 당시와는 다소 다른 부드러워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같은 조선사인 만큼 대우조선해양 노조에서는 매각에 따른 구조조정을 향한 우려가 컸다. 반면 한화그룹은 조선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노조에서는 고용 안정 관련 우려가 덜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2019년 1월30일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 보도가 처음으로 나온 뒤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동종사를 통한 매각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기에 결사반대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은 전체 노동자를 넘어 25만 거제시민의 생존권이 달린 중대한 문제다”고 날을 세웠다. 이후에도 고용 불안정을 이유로 매각을 지속해서 반대해왔다.

그러나 전날 내놓은 보도자료와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구조조정 대신 매각 과정의 노조 참여, 확실한 검증, 매각 뒤 대책 등을 강조했다. 고용안정을 향한 우려가 낮아졌다는 점이 읽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의리’를 중시하는 경영 방식도 대우조선해양 노조에서 고용승계와 관련해 불안감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에서 노조와 적극적 대화를 통해 합리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공격적 투자로 대우조선해양 성장에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놨다.

노조의 분위기가 누그러진 데다 한국조선해양과 달리 한화그룹은 조선산업 독과점 문제와 무관한 탓에 기업결합 심사도 순조롭게 통과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앞서 유럽연합(EU)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독과점을 이유로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안팎에서는 경영 정상화에 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1년 동안 ‘주인 없는’ 상황 탓에 혼란한 상황을 겪었던 만큼 한화그룹을 맞이해 새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으로 인수 뒤 자본총계가 1조5천억 원에서 3조5천억 원으로 늘어 부채비율도 339%로 떨어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오너십이 21년 만에 만들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화그룹으로 인수 뒤 대우조선해양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수주목표(77억 달러)를 40% 초과 달성했다. 올해도 9월 현재까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을 앞세워 86억 달러어치 일감을 확보해 수주목표(89억 달러)를 거의 채울 만큼 높은 수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조선업계에서는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현재 수주와 매출만큼이나 중요한 경영 과제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채비율이 676%에 이를 만큼 불안한 재무구조 탓에 미래를 향한 연구개발에 투자에 집중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올해 초 한국조선해양으로 매각이 무산된 뒤에 이런 우려가 더욱 커졌다.

대신증권은 유럽연합이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의 합병이 무산된 1월 대우조선해양 목표주가를 2만8천 원에서 2만5천 원으로 낮추며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 기술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업결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했던 측면에서는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단단한 재무구조가 미래 투자로도 연결되는 점을 짚은 것이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도 대우조선해양은 민간 기업에 매각해야 하는 핵심 이유로 산업은행 체제에서는 연구개발을 위한 지속적 투자가 진행되기 어려운 점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대우조선해양의 전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보면 2021년 연간 1.6%에서 한국조선해양으로 매각이 무산된 뒤 올해 상반기 1.3%로 하락했다. 

재계 7위에 이르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수소·암모니아 운반선 개발을 통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친환경에너지 가치사슬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점도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노사관계를 강조했고 동일 사업을 하지 않는 만큼 구조조정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대우조선해양 안팎에서도 매각을 통해 경영 불확실성이 없어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만큼 미래 사업 준비에도 더욱 속도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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