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2-09-27 08: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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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ARM을 단독 인수하는 것이 아니면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7일 “ARM의 지분에 공동 투자할 경우 설계자산(IP) 단가 협상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는 있겠으나 경쟁사들과의 공동 투자로 인한 기술 공유 문제는 풀어야할 과제”라며 “삼성전자가 ARM을 단독 인수하더라도 모바일 프로세서(AP)에 제한된 시너지는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했다.
▲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7일 ARM을 단독 인수하는 것이 아니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ARM의 반도체기술 이미지.
ARM은 반도체 설계 자산(아키텍처, 컴퓨팅 시스템 설계의 기본 논리 구성 요소)을 통해 IP 라이선스 사업만을 하는 칩리스 업체다.
주요 고객은 종합반도체기업(IDM), 팹리스(반도체설계기업)이며 모바일 시장 점유율이 특히 압도적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ARM의 전략적 협력 관련 기사가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다만 이미 퀄컴, 인텔, SK하이닉스 등이 지분 인수 의향을 밝힌 바 있어 향후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ARM이 물리적인 반도체 칩을 판매하지는 않지만 단독 인수 시나리오는 시장 지배력을 지탱해온 중립성의 훼손을 의미하기 때문에 단일 기업의 인수는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하더라도 모바일 프로세스(AP)에 시너지가 제한된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2021년 기준 ARM의 연간 매출액은 26억7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과거 엔비디아가 인수를 추진하며 책정한 400억 달러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
현재 ARM 인수가는 400억~600억 달러로 언급되고 있어 부담은 더욱 확대됐다.
ARM 단독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가정하면 경영권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우려 요인이다.
각국 규제 당국 승인을 얻고 투자에 참여하더라도 경영권을 행사할 만큼의 유의미한 지분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확정적으로 지분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텔, 퀄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도 ARM 생태계에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너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오라클 등이 ARM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연구원은 “배는 한 척인데 사공이 너무 많다”며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진 ARM의 몸값에 지불할 비용 대비 효과를 냉정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