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D낸드 기술을 적용한 메모리와 중소형 올레드패널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부문에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에 3D낸드와 올레드패널를 탑재하는지에 따라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실적이 크게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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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16일 “삼성전자의 3D낸드와 올레드 투자는 향후 3년 동안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과 LCD패널 공급과잉현상이 지속되며 부품가격이 하락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부문에서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가 그동안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투자를 해온 3D낸드와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며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D낸드는 저장장치로 쓰이는 메모리반도체 낸드플래시의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고용량과 고성능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으로 삼성전자가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있다.
하지만 3D낸드 반도체가 아직 PC와 서버에 쓰이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에만 탑재되고 스마트폰에는 탑재되지 않고 있어 향후 수요확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텔과 도시바, SK하이닉스 등 세계 반도체기업들도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에 걸쳐 3D낸드의 양산계획을 잡아두고 있어 삼성전자는 수요를 본격적으로 확보하기 전에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수도 있다.
부품사업의 특성상 대형 고객사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하면 확실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가 어렵다.
결국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에 3D낸드 저장장치를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3D낸드 실적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부품사업에서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애플과 같은 제조사에 핵심부품을 공급해야 한다”며 “하반기 출시되는 아이폰7에 탑재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고가의 아이폰7프로 라인업을 차별화하기 위해 듀얼카메라와 함께 삼성전자의 3D낸드를 적용한 256기가의 대용량 내장메모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내년 출시되는 아이폰의 고가 모델에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도 탑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장에서 확실하게 검증받은 부품만을 탑재하는 애플의 특성상 아이폰 일부 모델에 3D낸드와 올레드패널을 탑재한 뒤 반응이 좋을 경우 다른 제품으로 적용할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업체들은 모두 애플의 전략을 따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 경우 삼성전자 3D낸드와 올레드패널의 수요처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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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낸드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256기가 메모리. |
반면 3D낸드와 올레드패널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면 애플이 다른 업체의 부품을 공급받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에서 14나노 미세공정기술을 앞세워 아이폰6S에 탑재되는 AP(모바일프로세서)의 물량을 절반 정도 수주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가 생산한 AP의 성능 저하 논란이 불거지며 아이폰7의 AP 위탁생산물량을 대만 TSMC에 모두 뺏겼다.
삼성전자가 부품사업에서 3D낸드와 올레드로 빠른 실적개선을 낙관하기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D낸드는 기술력에서 앞섰지만 이익기여도는 여전히 제한적이라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애플 아이폰의 탑재로 진정한 수요증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성장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올레드와 반도체의 실적개선이 현실화돼야 할 것”이라며 “애플 부품공급을 놓고 업체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