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으로 여론 변화에 더욱 민감해진 상황에 놓이면서 한국과 일본 외교관계 개선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일본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일본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회복하려는
윤석열 정부 외교정책이 이명박 정부와 큰 유사점을 보이고 있어 오히려 일본의 거부감을 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 일본언론에서 윤석열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일본 정부가 이를 반기기만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
20일 일본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초반부터 낮은 지지율을 보이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 직후와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닛케이아시아는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한 논란을 빚으면서 미국과 외교 관계 개선에 강력한 반대 여론에 부딪혀 지지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도 외교정책 등 행보를 고려하면 여러 방면에서 이 전 대통령과 매우 유사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닛케이아시아는
윤석열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의 외교 분야 핵심인사를 중용했다는 점, 비슷한 전략을 쓴다는 점 등에 주목해
윤석열 정부 외교정책이 ‘이명박 정부 시즌2’에 해당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이 한국 여론의 강한 반발에도 일본과 외교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힘을 쓰는 일이 이명박 정부 시절 미국이나 일본을 상대로 한 외교정책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다만 닛케이아시아는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정부와 흡사한 외교정책을 쓰는 일이 오히려 일본 정부에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일본과 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 합의에 지나치게 적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자 갑작스럽게 일본을 상대로 한 외교적 태도를 전면적으로 바꿨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이 전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이후 독도를 방문하고 일왕에 과거사와 관련한 사과를 요구하는 등 행보로 한일관계를 지난 10년 가까이 크게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도 지지율이 불안한 상황에서 일본과 섣불리 관계 개선을 추진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는다면 일본에 적대적 태도로 빠르게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을 일본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윤 대통령이 최근 광복절 기념사에서 일본과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일본 정부가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점도 이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과 같은 한일관계 변화의 역사를 일본 정부에서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다만 닛케이아시아는 윤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할 때
윤석열 정부가 일본을 대하는 외교적 태도를 이명박 정부와 같이 급격하게 바꿀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이 주변의 거센 반대와 여론 악화에도 청와대를 개방하고 용산에 새 집무실을 마련한 것과 같은 결단력과 고집이 일본과 외교 관계도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적 실패를 딛고 일본과 진정한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기대가 일본 정부 내에서 크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경험 등으로 개인적으로 일본에 긍정적 감정을 두고 있다는 점도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배경으로 꼽혔다.
닛케이아시아는 “윤 대통령은 한국 내 지지율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여론이 지나치게 악화한다면 자신의 지지 기반을 확보하기 어려워져 일본과 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정책에 힘을 싣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한일관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에 ‘인질’로 잡혀 있는 요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