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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GPU 독립’ 시도, 미국의 AI반도체 규제에 자체 기술로 돌파구 찾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9-19 15: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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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GPU 독립’ 시도, 미국의 AI반도체 규제에 자체 기술로 돌파구 찾아
▲ 중국 무시(메타X)가 자체 기술로 고성능 GPU 및 그래픽카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무시의 인공지능 반도체..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기업이 자체 기술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에 도전해 엔비디아와 AMD, 인텔 등 글로벌 주요 경쟁사에 맞대결을 예고했다.

미국 정부가 최근 GPU 기반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 하도록 하는 강도 높은 규제조치를 내놓자 중국이 자체 기술을 활용해 대안을 찾으려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중국 IT전문지 마이드라이버스에 따르면 상하이에 기반을 둔 반도체 신생기업 무시(Muxi)가 2025년까지 고성능 GPU 기반 그래픽카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최근 공식화했다.

무시는 저가형 GPU 출시를 포기하고 곧바로 엔비디아와 AMD, 인텔 등 세계 최대 GPU 전문업체와 맞먹을 수 있는 수준의 고성능 GPU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선보인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고성능 GPU를 게임용 그래픽카드로 출시하는 데 이어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자동화, 엣지컴퓨팅 등 분야에 쓰이는 인공지능 반도체로 출시한다는 계획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마이드라이버스는 “중국 GPU 전문업체와 AMD 등 세계 상위업체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매우 큰 수준”이라며 “그러나 무시는 이들과 정면으로 경쟁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웠다”고 보도했다.

무시는 이미 1세대 GPU를 올해 초부터 7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기반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떤 파운드리업체의 공정 기술을 활용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중국 SMIC가 모두 7나노 반도체 양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시가 충분한 선택지를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마이드라이버스는 “무시가 실제로 고성능 GPU 설계와 상용화에 성공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서도 충분한 기술력을 쌓아야만 한다”고 보도했다.

무시는 2020년 창업한 GPU 전문 신생기업으로 세콰이아캐피털차이나, 젠펀드 등 대형 투자기관에서 초기 투자를 받아 연구개발 및 사업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콰이아캐피털은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 투자사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며 젠펀드는 중국 최대 벤처캐피털업체로 주로 중국 IT 신생기업을 대상으로 초기 투자를 진행한다.

중국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시스템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에 힘쓰며 관련 기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정부도 상당한 금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더구나 무시가 고성능 GPU 개발과 출시 계획을 밝힌 시점이 미국 정부의 GPU 수출규제 발표 직후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 정부가 GPU 개발과 깊이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린다.
 
중국 ‘GPU 독립’ 시도, 미국의 AI반도체 규제에 자체 기술로 돌파구 찾아
▲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무시 본사 건물.
미국 상무부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 등 미국 반도체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에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주요 품목을 수출하지 못 하도록 하는 강도 높은 규제조치를 결정했다.

이들 기업이 별도로 허가를 받지 않으면 중국 고객사에 인공지능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게 되는 만큼 사실상 중국 고객사들이 이를 사들일 수 있는 경로를 차단한 셈이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데이터서버, 고성능 컴퓨터,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인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기술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강도 높은 규제로 중국의 약점을 정조준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반도체기업에서 미국 정부의 규제 직후 자체 기술로 GPU를 개발하고 양산하고 있다는 점을 발표한 것은 이런 영향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무시와 같은 신생기업이 수십 년의 경험과 기술 우위를 갖춘 엔비디아 및 AMD의 기술력을 단숨에 따라잡는 일은 현실적 관점에서 볼 때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기술 확보 의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면서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면서 기술과 전문인력 확보 등을 돕는다는 점도 고려한다면 이를 단순한 자존심 경쟁에 불과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로 중국이 최근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공정, 낸드플래시 3D 적층기술 등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상위 경쟁사를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정부가 미국의 규제에 자극을 받아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및 자체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일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산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특히 GPU 기반의 인공지능 반도체는 한국도 사실상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분야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마이드라이버스에 따르면 무시 이외에 징지아웨이, 자오신, 한보, 이노실리콘, 무어스레드 등 다양한 중국 기업들이 고성능 GPU 개발에 일제히 뛰어들면서 미국 경쟁사와 맞대결을 노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중국 주요 벤처캐피털, 알리바바 등 대형 IT기업을 투자자로 등에 업고 있다는 공통점을 두고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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