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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정체성, 현대차와 어떻게 차별화해야 할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6-15 1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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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문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브랜드 N을 통해 전환점을 만드는 데 성공한 반면 기아차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기아차가 앞으로 고급브랜드를 만들거나 SUV 전문회사로 탈바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기아차,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기아차는 현대차가 그랬듯이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라며 “기아차가 ‘디자인 기아’를 내걸었지만 현재 상당부분 강점이 희석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아차 정체성, 현대차와 어떻게 차별화해야 할까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는 급성장하고 있는 고급차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 고급브랜드 출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대차는 고성능차 개발에도 힘쏟고 있다. 고성능브랜드 N을 통해 쌓인 기술력을 양산차에 접목해 현대차의 질적인 향상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기아차는 과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사장을 영입하면서 ‘디자인 기아’를 내세웠다.

기아차는 그 뒤 피터 슈라이어 사장의 지휘 아래 K시리즈를 연달아 출시해 호평을 받았다. 중구난방이었던 기아차 디자인에 통일성과 정체성을 부여하는 데도 성공했다.

그러나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승진하면서 현대차그룹 전반의 디자인을 맡게 된 데다 최근 영입된 외국인 디자이너들도 제네시스 브랜드에 충실할 것으로 보이면서 디자인을 기아차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기 애매한 상황이 됐다.

◆ 기아차, 고급브랜드 내놓을까?

기아차도 현대차처럼 고급브랜드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고성능 스포츠카를 개발 중이다. 기아차는 독자 개발한 최초의 스포츠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기아차가 이 차에 새로운 엠블럼을 달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아차가 고급브랜드를 내놓을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기아차가 실제 고급브랜드를 내놓기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10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부었다.

수천억 원의 신차 개발비용과 5년이 넘는 신차 개발기간, 브랜드 출범 초기의 마케팅비용 등을 고려하면 기아차가 이른 시일 안에 고급브랜드를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 SUV 전문회사 가능성도

기아차가 세단을 접고 SUV 전문회사로 탈바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기아차 정체성, 현대차와 어떻게 차별화해야 할까  
▲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기아차는 국내 자동차회사 가운데 쌍용자동차 다음으로 다양한 SUV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카니발이나 카렌스 등 RV(레저용 차량)를 포함하면 국내에서 가장 많다.

이 차종들의 판매량도 많은 편이다. 올해 처음 출시된 니로부터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국산차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기아차의 세단은 대부분 존재감이 미미하다.

특히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인 K9은 수 년째 심각한 판매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9은 올해 들어 5월까지 모두 합쳐 1200여 대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한달 평균 240여 대로 국산차 판매 최하위권 수준이다. 같은 기간 EQ900이 1만4천 대 이상 판매된 것과 대조적이다.

기아차가 친환경 SUV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SUV 라인업을 다양화하기 위해 속속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다양한 SUV 라인업을 갖춘 기아차의 강점이 희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 연구원은 “쏘울 전기차가 노르웨이와 프랑스에서 상을 받은 점이나 니로가 출시 이후 높은 실용성으로 선풍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좋은 예”라며 “친환경 기반의 SUV 전문회사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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