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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유럽 에너지 위기에 선박 수주 기회, 하지만 마냥 웃지는 못한다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2-09-16 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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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는 방식으로 맞대응하면서 유럽의 에너지 대란이 길어지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발주 폭증이라는 호재를 맞이하고 있다. 
 
조선3사 유럽 에너지 위기에 선박 수주 기회, 하지만 마냥 웃지는 못한다
▲ 유럽 에너지 위기에 따른 경제 충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독일 등에서 기자재를 수입하는 국내 조선업계에 타격이 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다만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은 기자재 수급 불안이라는 중장기 악재로도 작용할 수 있어 조선3사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거진 유럽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최소 내년 초까지는 유럽에 강력한 경제적 충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모승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산 수입을 늘리면서 가스 가격은 전방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경제 성장을 제약할 것이며 유럽에서 내년 3~4월까지는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수출되는 가스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러시아 노드스트림1 가스관 재가동은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유럽의 가스 공급 불안은 전기요금 급등, 산업용 전력 사용 차질로 이어져 유럽 기업들의 생산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도 최근 잇달아 러시아발 리스크를 짚는 보고서를 냈다. 러시아에서 촉발된 에너지 위기가 유럽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는 조선업 등 국내 주요 산업계에도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바라봤다.

특히 조선업에서 유럽 에너지 대란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의 주요 선박부품 관련 기업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 이는 국내 조선3사의 선박 건조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나온다.

조선3사를 포함한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선박엔진과 엔진부품, 자동위치유지장치(DPS) 등을 수입하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 부품들은 유럽을 제외한 다른 국가 제품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것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 선박엔진 수입과 국내 선박 생산은 20년 동안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둘 사이에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조선해양 아래 조선 계열사 3곳(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등 국내 엔진사에서 일부 선박엔진을 조달하고 있지만 나머지 엔진이나 관련 기자재를 독일 엔진 개발사 MAN-ES 등에서 수급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같은 구조로 HSD엔진 등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과 함께 독일 등에서 엔진과 관련 부품들을 조달하고 있다.

또 조선3사의 해양플랜트 관련 다양한 기자재들도 유럽에서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3사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수주 호황에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며 모두 내년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다만 자칫 부품 수급 불안이 생산 차질로 이어지면 지금껏 호재로 여겨지던 유럽 에너지 위기가 자칫 악재로도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애초 조선업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LNG 수요 폭증으로 LNG운반선 발주 초호황이라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조선3사의 핵심 일감인 14만㎥(입방미터) 이상 대형 LNG운반선의 세계 발주 척수는 111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척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조선3사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발주된 대형 LNG운반선 111척 가운데 74.7%인 83척을 수주하며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LNG운반선 건조가격도 8월 역대 최대치인 2억4천만 달러(3350억 원)를 찍었다. 문제없이 건조를 진행할 수만 있다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인력부족에 높은 원자재(후판) 가격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유럽 에너지 위기까지 길어져 기자재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중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우려가 기우에 그칠 것이란 시선도 있다. 국내 주요 산업 가운데 조선업이 국산 재료를 비교적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조선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 모든 산업이 유럽 경제 충격에 영향을 받는데 조선업은 비교적 원자재, 기자재 국산화율이 높은 편이라고 보여진다”라며 “또 중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큰 위기가 닥칠 것으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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