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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MZ세대 모시기' 경쟁, 이색경험과 가치소비 겨냥한 상품 봇물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8-24 16: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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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가치소비 #봉사여행 #줍깅 #플로깅' 

최근 20~30대 이른바 MZ세대의 사회관계망(SNS)서비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태그(#)들이다. 모두 MZ세대 사이에서 뜨고 있는 활동들이다. 
여행업계 'MZ세대 모시기' 경쟁, 이색경험과 가치소비 겨냥한 상품 봇물
▲ 노랑풍선이 하와이관광청,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내놓은 하와이의 자연을 보호하는 ‘말라마 하와이 세미 패키지’ 여행상품 홍보 포스터. <노랑풍선>


‘가치소비’는 스스로 지향하는 가치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봉사여행’은 봉사와 여행을 함께 즐기는 활동을, ’줍깅‘과 ’플로깅‘은 조깅과 쓰레기 줍기를 함께 하며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활동을 말한다. 

여행업계가 이같은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패키지여행 상품을 발빠르게 내놓고 있다. 기존에 패키지여행이 5060세대 중장년층만 간다는 인식에 변화를 주기 위한 시도다.

2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패키지여행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테마의 여행상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하나투어가 선보인 ‘라오스 봉사여행’는 이같은 맥락에서 출시된 것이다. 하나투어는 인플루언서 박현서씨와 함께 라오스에서 봉사하고 여행도 하는 상품을 내놨다. 

라오스 현지에서 빈민촌의 초등학교에 방문해 위생교육, 벽화그리기 등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함께 가는 인플루언서 박현서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후원받은 학용품과 하나투어가 추가로 마련한 물품도 기부한다. 

물론 여행도 한다. 튜브를 이용한 동굴탐험과 숲속에서 즐기는 짚라인 등 액티비티와 비엔티엔 야시장 방문 등의 일정이 있다. 

노랑풍선은 ‘친환경’에 방점을 찍은 상품을 출시했다. 

노랑풍선은 하와이관광청,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하와이의 자연을 보호하는 ‘말라마 하와이 세미 패키지’를 내놨다. 

말라마(Malama)는 하와이어로 배려·보호·존중이라는 의미다. 이번 여행상품은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하와이의 자연과 전통문화, 지역 사회를 지키고 책임감 있는 여행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여행 일정에는 하와이에서 나무를 심고, 전통 오두막인 ‘할레’를 청소하고, 하와이 특산물인 칼로(토란)를 직접 수확하는 활동이 포함됐다. 

숙소도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호텔로 골랐다. 이번 여행상품 숙소로 선정된 곳은 ‘알로힐라니 리조트 호텔’로 탄소중립세 부과 기금으로 하와이 오아후섬에 나무를 심고 고객이 요청할 때만 시트와 타월을 교체해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인다는 방침을 내건 곳이다.  

물론 바다를 볼 수 있는 하나우마베이 전망대 방문, 오아후섬 드라이브를 비롯해 요리연구가 백종원씨가 추천하는 하와이 맛집을 탐방하는 일정이 포함돼 있다. 

모두투어는 이색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콘셉트투어’를 내놨다. 

올해 6월 코로나19 위기 이후 2년 만에 출시된 콘셉트투어는 여행 크리에이터이자 에세이 작가로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는 ‘청춘유리’와 ‘서이룬’ 부부가 기획단계부터 참여했다. 

몽골에서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고민상담소, 편지쓰기 등의 활동과 사막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며 별 감상하기 등의 일정으로 구성됐다. 이 상품은 판매를 시작한 지 30여 초 만에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여행상품들은 코로나19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여행업계의 주머니 사정을 크게 개선시켜 주는 상품들은 아니다. 

하지만 이같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음으로써 MZ세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여행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콘셉트투어는 인플루언서에 관심이 많은 MZ세대의 취향을 고려해 만든 여행상품이다”며 “콘셉트투어가 실질적으로 매출에 기여하는 바는 적지만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MZ세대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과 같이 전통적인 패키지 여행사보다 야놀자, 여기어때와 같은 IT기반의 온라인 여행사(OTA)를 통한 자유여행이 익숙하다. 

이 때문에 패키지여행 상품을 주로 파는 전통적인 여행업계에서는 MZ세대의 여행 수요를 잡지 못한다면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후 야놀자와 같은 OTA 업체들이 여행업계 1위가 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법한 상황이 되고 있다”며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고 말했다. 

교원투어는 최근 ‘여행이지’라는 새로운 여행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MZ세대를 겨냥한 상품을 만들기 위해 따로 MZ세대로만 구성된 팀을 꾸리기도 했을 정도다. 

다행히 코로나19 위기를 지나면서 MZ세대 사이에서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자유롭게 여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자 위생과 안전을 더 중시하는 여행 문화가 조성되기 시작하면서 패키지여행을 향한 MZ세대의 관심이 조금씩 늘고 있다. 

노랑풍선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시작된 2019년과 최근을 비교했을 때 20~30대의 패키지여행 수요가 약 30%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기존 패키지여행은 일률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여행사들이 세대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패키지상품을 내놓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며 “앞으로 여행사들의 특색 있는 단독 여행상품들이 많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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