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광복절 특사는 한국의 정경유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라는 영국언론의 해석이 나왔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에서 재벌기업이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영국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윤석열 정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복권한 일이 아직 한국 사회에 정경유착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는 해석도 나왔다.
영국 베르딕트는 24일 “재벌기업은 여전히 한국에서 매우 강력한 세력으로 남아 있다”며 “이는 한국 경제에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과 현대차, LG, SK와 롯데 등 재벌그룹이 막대한 자본과 인맥으로 한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부가 재벌기업을 규제할 수단이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베르딕트는 재벌기업이 일반적으로 한국 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강력한 로비를 통해 정경유착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분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한국 경제 회복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윤석열 정부에서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복권된 일이 대표적 예시로 제시됐다.
베르딕트는 “이 부회장 복권이 비밀리에 이뤄진 로비 때문인지, 경제 발전을 위한 순수한 의도에서 이뤄졌는지 알 수 없지만 이는 한국 재벌기업의 막강한 영향력이 안고 있는 문제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일어난 국정농단 사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및 횡령도 한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겠다는 재벌기업의 의지를 보여준 사건으로 꼽혔다.
이재용 부회장의 복권은 한국에서 장기간 이어져 온 재벌 오너일가를 향한 정부의 관대한 태도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베르딕트는 이 부회장의 아버지인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사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 등을 대표적으로 제시하며 한국 정부가 재벌 오너의 사면을 무리하게 정당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2021년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이뤄진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한 비판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기업 및 정경유착을 약속하며 당선됐지만 결국 임기 말에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결정하면서 이런 의지가 사실상 꺾이고 말았다는 것이다.
베르딕트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사면복권은 재벌과 깊게 연관된 한국 인사들이 아직도 법 위에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르딕트는 전 세계 산업 흐름과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거쳐 분석자료를 제공하는 영국 시장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 계열의 경제 전문 분석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