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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패권 다툼 격화, 삼성전자 중국과 '아름다운 이별' 가능할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8-22 11: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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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패권 다툼 격화, 삼성전자 중국과 '아름다운 이별' 가능할까
▲ 한국 반도체기업이 미국과 중국 사이 반도체산업을 둘러싼 패권 다툼에서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생산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이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반도체 패권 싸움에서 결국 미국 측의 편을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영국언론의 관측이 나왔다.

한국이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인 일본에도 반도체 기술을 크게 의존하는 만큼 국내 반도체기업들은 결과적으로 중국의 반발과 보복 영향을 최소화하며 중국사업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 투자 전략을 근본적 차원에서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서명해 효력이 발생한 반도체 지원 법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에서 혜택을 받은 기업은 중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증설하거나 최신 공정기술을 도입할 수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따라 미국에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 계획을 내놓고 정부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특히 미국 정부의 ‘칩4 동맹’ 가입 압박에도 영향을 받고 있어 대만 등 다른 국가 반도체기업보다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됐다고 바라봤다.

미국은 일본과 대만 등 동맹국이 참여하는 반도체 국가 연합에 한국도 가입해 사실상 중국 반도체산업을 견제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동안 이어진 미중 반도체 갈등에 중립적 태도를 지켜 왔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두 회사가 반도체 개발 및 생산에 활용하는 첨단 설계기술과 반도체장비, 핵심 소재 등을 대부분 미국과 일본에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칩4 동맹 가입을 거부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중국에서 반도체사업 비중을 축소하지 않는다면 미국이나 일본 정부 차원에서 정치적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를 통해 첨단 장비나 반도체 소재 확보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이는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경쟁력 하락을 낳을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반도체사업 의존을 점차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관계를 사실상 단절하는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중 반도체 패권 다툼 격화, 삼성전자 중국과 '아름다운 이별' 가능할까
▲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반도체 생산공장.
시장 조사기관 세미애널리시스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반도체공장에 더 이상 투자를 늘리지 않게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영향력이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이는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 반도체기업이 실적에 큰 타격을 받거나 중국 반도체기업의 성장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기업의 투자 축소에 대응해 자국 반도체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한국 기업의 반도체를 대체하려는 전략에 더욱 힘을 싣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 반도체기업들은 기존에 투자한 중국 대규모 반도체 생산공장을 활용하기 어렵게 되고 반도체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 거래도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결국 중국에 점차 의존을 낮추면서도 중국의 강한 반발과 보복을 불러오지 않을 만한 방법을 조심스럽게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국 반도체산업이 결국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에서 미국의 편에 설 수밖에 없다면 중국과 최대한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관영매체 등 수단을 동원해 미국의 한국 칩4 동맹 가입 압박을 거세게 비판하며 민감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중국과 관계 악화를 피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는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에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문제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앞으로 사업 방향에 완전한 결정권을 쥐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중 반도체 갈등 사이에서 외부 변수에 갈수록 취약한 환경에 놓이게 된 셈이다.

다만 한국 정부가 미국과 협력 관계를 확대한다면 미국 정부 차원에서 한국 반도체기업의 미국 공장 건설과 미국 고객사 확보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중국이 반도체 자급체제를 구축하는 일도 단기간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불이익을 주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내수시장에서 제조업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반도체를 한국 등에서 수입해 조달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중국이 한국 반도체기업 등을 대상으로 보복에 나설 만한 수단은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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