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화재가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와의 협업을 중국 정부로부터 승인받으며 앞으로 해외매출을 획기적으로 늘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2025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절반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데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텐센트의 메신저 '위챗'이 보험 판매를 확대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화재가 내년에 중국 최대 IT기업인 텐센트와 함께 합작법인을 출범시킨다.
18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텐센트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승인받아 내년에 출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단계다”며 “어떻게 사업을 풀어갈지는 구체적으로 논의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합작법인은 기존 삼성화재의 중국법인을 삼성화재와 텐센트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법인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합작법인으로 전환되면 삼성화재의 중국 법인 지분은 현재 100%에서 37%로 줄어들고 텐센트가 32%를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31%는 다른 투자기업들이 나눠 보유하게 된다.
합작법인은 삼성화재의 해외매출 확대 전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는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2025년까지 일반보험의 해외매출 비중을 현재 30%에서 5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화재의 해외매출은 몇 년째 4천억 원 수준에서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2019년 4016억 원, 2020년 4021억 원, 2021년 4243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법인은 해외매출에서 3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세계 2위 규모의 중국 보험시장에서의 사업 확대는 이러한 전략의 성과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중국 현지에서 기업을 대상으로만 보험영업을 해왔는데 중국의 대표적 메신저인 텐센트의 위챗으로 개인보험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위챗은 메신저를 기본으로 하고 위챗페이를 통한 결제, 신분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이 탑재돼 있어 위챗이 없으면 생활이 불편해질 정도로 중국인들의 모바일 라이프의 중심에 서 있다.
위챗은 2017년부터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삼성화재와 텐센트의 합작법인이 개인 고객을 상대로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은 이미 마련돼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 인구가 워낙 많으니까 텐센트의 플랫폼들을 활용한다면 보험에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온라인보험시장에서 IT회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보험 판매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합작법인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중국 대형 보험회사들은 자체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지만 텐센트와 같은 IT회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보험 판매 비중은 전체 CM(사이버마케팅)채널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2021년 보고서에서 “중국 온라인보험시장에서는 CM채널 가운데 IT회사들의 온라인 플랫폼을 포함한 제3자 온라인 플랫폼은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IT회사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보험상품을 기타 상품이나 서비스와 결합해 패키지 형태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삼성화재는 1995년 베이징에 사무소를 세우며 중국시장에 진출했지만 외국계 보험사이기 때문에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2020년 기준으로 외국계 보험회사의 중국 보험시장에서의 점유율은 7.79%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삼성화재는 외국계 보험사로의 한계를 넘어서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보험사로 거듭나기 위해 텐센트와 손을 잡았다.
삼성화재는 2020년 11월 텐센트와의 합작법인 설립계획을 세우고 2021년 6월 중국 당국에 설립 승인을 신청했는데 올해 8월에서야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