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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제주소주를 인수해 이마트의 주류사업을 강화한다.
이마트는 자회사를 통해 와인유통과 수제맥주 제조사업을 하고 있는데 제주소주 인수로 종합주류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 제주소주 인수, 소주에 생수까지 덤으로
이마트는 제주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제주소주’와 주식매매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마트는 추가 협의와 실사 등을 거쳐 제주소주와 최종계약을 맺는다. 인수 가격은 3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소주는 2011년 설립됐으며 2014년 ‘곱들락’(20.1도)과 ‘산도롱’(18도) 소주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억4천만 원, 순손실 32억 원을 냈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는 “제주소주가 제주도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향토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또 베트남, 몽골 등 이마트가 진출한 국가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 등 제휴를 맺고 있는 대형 유통채널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 등으로 대규모 수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주소주는 제주도 지역 지하수 개발 허가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제주소주 인수로 제주도 지하수 개발 허가권까지 얻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수시장 1위 제품인 ‘삼다수’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도 물이 갖는 프리미엄 이미지 영향이 크다”며 “이마트가 제주소주 인수로 제주도 물을 활용한 생수나 음료수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 정용진, 종합주류회사 기틀 마련
정 부회장은 와인애호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 평소 주류사업에 관심이 많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자회사인 신세계L&B와 신세계푸드를 통해 와인유통과 수제맥주 제조사업을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제주소주를 인수해 손쉽게 소주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기존 업체를 인수하면 국세청으로부터 소주 생산을 위한 신규 라이센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
정 부회장은 주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종합 주류회사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는 맥주와 함께 가장 많이 소비되는 대표 주류제품”이라며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통해 국내 소주시장에 제대로 안착한다면 이마트 전체 주류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맥주시장 규모는 약 2조6650억 원, 소주시장 규모는 약 1조7천억 원이다.
◆ 이마트, 국내 소주시장 판도 바꿀까
국내 소주시장은 ‘참이슬’로 유명한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기준으로 약 50%에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롯데칠성음료(처음처럼 등) 18%, 무학(좋은데이 등) 16%이 2,3 위로 사실상 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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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이마트가 강력한 유통망을 활용해 소주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마트와 슈퍼마켓(에브리데이),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 위드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악화하면서 대형마트 등에서 가정용 주류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마트가 가진 유통망만 잘 활용한다면 단기간에 소주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소주가 제주도 안에서도 점유율이 미미했던 만큼 국내 소주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제주도에서는 한라산 소주가 60%후반 대에 이르는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으며 하이트진로 30%가량, 나머지 업체들이 약 2%에 이르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제주소주는 한 달에 판매량이 약 1천여 상자에 불과하고 제주도에서 생산된 소주를 뭍으로 들여오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소주 판매가 음식점이나 유흥업소에서 상당부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매유통망 확보 없이 기존 유통망만으로 점유율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체 소주 판매량의 65~70%가 음식점이나 유흥업소에서 소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