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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급 리스크 확대, 한국 배터리3사 북미 공장도 '불안'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8-12 11: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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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급 리스크 확대, 한국 배터리3사 북미 공장도 '불안'
▲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소재 가격 상승과 수급차질 문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구조 안내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 등 소재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수준으로 이어지면서 공급 부족 문제도 단기간에 해결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 소재 수급이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북미 공장 투자와 가동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세계 주요 자동차기업들이 전기차 출시 확대 계획을 앞세우면서 자연히 배터리 생산 투자 경쟁도 불붙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에만 모두 160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 합작공장 4곳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대표적 예시로 들었다.

SK온과 포드의 합작공장, 삼성SDI 및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각각 신설하는 합작공장도 중요한 투자 사례로 꼽히며 한국 배터리 3사의 역할이 특히 강조됐다.

하지만 이들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배터리업체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전기차 출시 확대에 따라 배터리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배터리 소재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생산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UBS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소재 공급차질 사태를 언급하며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 등 기업들이 생산 확대에 걸림돌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대표적 소재인 탄산리튬 가격은 현재 지난해 초와 비교해 약 8배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와 비교해도 약 5배 이상으로 뛰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리튬에 이어 니켈과 코발트 금속 소재의 가격 상승세도 본격화될 것이라며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 불균형도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소재 수급 불안을 이끄는 요인은 수요가 단기간에 크게 급증했다는 점도 있지만 중국에서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공급 주도권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급 리스크 확대, 한국 배터리3사 북미 공장도 '불안'
▲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니켈 금속 참고용 이미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리튬과 코발트, 흑연 등 소재 가공산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에 이른다. 니켈은 약 40% 가까운 물량이 중국에서 가공된다.

양극재와 음극재 등 배터리 핵심 재료 생산량도 중국이 각각 60%,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배터리 소재 최대 공급국이자 전기차 배터리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상위 3개 기업의 출하량만 합쳐도 전 세계 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및 배터리산업에서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중국이 전 세계 배터리 및 소재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 정부와 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포함된 전기차 지원 정책은 소재 공급부족 사태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당 법안은 중국산 배터리 소재 사용 비중이 높은 전기차를 원천적으로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배터리 소재 수급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UBS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이미 소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체감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증설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점이 소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고려한 조치라는 것이다.

SK온이 올해 배터리 생산 단가 상승의 영향을 받아 큰 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배터리 생산 투자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핵심 소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다소 부족했다”며 “투자 계획이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에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자금 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가 경쟁사들보다 핵심 소재 선점에 앞서나가고 있는 점도 한국 배터리업체에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앞으로 5년 동안 50억 달러(약 6조5천억 원) 규모 니켈을 사들이는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리튬 채굴과 가공사업을 직접 진행할 수도 있다는 계획을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소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GM과 포드 등 한국 배터리업체의 주요 고객사들도 서둘러 소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지만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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