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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시대가 온다] 자재값 올라 중견건설사 위기, PF 위축에 자금줄도 말라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2-08-12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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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중소건설사들이 삼각파도를 만나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 건설자재값 상승,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미분양 위험 등에 중소건설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브랜드 파워 등을 무기로 위기를 타계하고 있지만 중소건설사들은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3고시대가 온다] 자재값 올라 중견건설사 위기, PF 위축에 자금줄도 말라
▲ 중소건설사들이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 건설자재값 상승, 미분양 위험 등 삼각 파도에 직면했지만 이를 타계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와 신용평가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중소건설사들의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낸 보고서를 통해 “연대보증과 지급보증 등 직접적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은 과거와 비교해 크게 줄었으나 자금보충과 책임준공 등 변형된 형태의 PF 보증에 늘고 있다”며 “분양위험이 확대되면 건설사의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이란 대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사업의 사업성과 현금흐름을 보고 담보 없이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이다. 즉 현물로 담보를 잡는 것이 아닌 사업성을 따져 대출이 일어나는 구조다. 

중소형 건설사들은 이런 방식을 채택해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통해 공사비를 충당한 뒤 발주처에서 분양수익이 들어오면 현금으로 정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행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받지만 시공사가 책임준공 확약 등을 통해 보증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미분양이 발생하면 돈의 흐름이 끊어지면서 신규 수주 등이 막힐 수 있다.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7월27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1분기 말 국내 증권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연체율은 6.2%로 2021년 말(3.1%)과 비교해 3.1%포인트 올랐다. 

연체금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 1분기 말 증권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연체금액은 1985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53억 원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규모는 4조131억 원에서 3조3347억 원으로 감소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의 부실 규모는 늘어나고 대출 받기는 어려워진 셈이다. 

이에 중소건설사들에 자금줄이 말라 비상등이 켜졌다. 실제 비수도권 지역 위주로 사업을 펼치는 중소건설사들이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젝트파이낸싱에서 사고도 여럿 터지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최근 들어 대구시 남구 대명동 1226-4 일원의 토지와 건물 등에 대한 공매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시행사가 526세대 규모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포기하면서 부지를 공매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수도권뿐 아니라 수도권인 경기에서도 분양이 지연되면서 기한이익상실(EDO)이 발동해 공매에 토지를 내놓은 시행사도 나왔다. 기한이익상실은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에게 빌려준 자금에 대해 만기 전에 회수를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장안개발이 경기 화성 장안면 사랑리에 1595세대 규모 아파트를 지으려 했으나 분양이 지연됐다. 네 차례에 걸쳐 이뤄진 공매에도 12일 현재 아직 매수인이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금리 및 건설자재값 상승 영향도 중소건설사들의 발목을 잡으면서 경영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다행히 철근 기준값은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떨어지면서 8월 들어 톤당 92만5천 원으로 내려왔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시멘트업계에서 9월부터 시멘트가격을 15%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여기에 외주비, 노무비 등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고 중소건설사들은 공사비에 관련한 협상도 쉽지 않아 이런 외부악재를 직격으로 맞을 수밖에 없다. 

반면 대형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더 수월하게 시장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조합과 서초구 방배 5구역 재건축조합과 원만한 공사비 인상 합의를 봤다. 삼성물산은 신반포3차·경남 통합재건축 조합에 1400억 원에 이르는 공사비 인상 요구를 관철시키기도 했다. 

대형건설사들은 부채 감축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7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모두 현금으로 갚았다. 두산건설도 지난해 말 유상증자를 통해 확충한 자금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차입금을 상환하기도 했다. 

신용등급도 올라간 만큼 가중되고 있는 이자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장기신용등급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올랐고 동부건설, 두산건설, 서희건설도 각각 신용등급이 한 단계 상향조정 됐다. 

신용평가업계는 한화건설의 신용등급도 A2-에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존 부동산PF에서 부실이 발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곧 신규 거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류수재 기자
[편집자주]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이른바 '3고 시대'의 파도가 밀려온다. 경기후퇴 가능성과 맞물려 3고 현상이 쓰나미로 커져 자칫 한국경제를 휩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유가가 촉발한 원자재가격 상승은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고금리는 미래를 대비한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고 고환율은 증시를 휘청이게 한다.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우선 3고의 파도를 넘고 미래를 위한 대비도 해야 한다. 가계도 위기에 놓이긴 마찬가지다.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자산을 불리기는커녕 하우스푸어가 되거나 깡통 주식계좌를 떠안기 십상이다.

지나가는 세 사람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했다. 여러 기업들의 상황과 대응을 살펴 3고 시대 생존법을 알아본다. 

이통3사, 고물가 속 다양한 5G 요금제 출시 압박에 실적 부담 커져
금리인상에 건설자재값 올라 중견건설사 위기, PF대출 말라 사업비 마련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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