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2022-08-10 11: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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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진표 국회의장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적폐청산보다 국민통합을 우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해외순방 일정 중인 9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취임 뒤 전 정권을 향한 검찰과 경찰의 다양한 형태의 조사가 발표되니 자꾸 분열이 만들어지고 다수당인 야당에서 비판이 나온다”며 “그런 것은 6개월 정도 지나 국민들이 물가도 안정되고 성장도 회복됐다고 느낄 때 해도 된다”고 말했다.
▲ 김진표 국회의장이 8일 루마니아 국회의사당에서 알리나-슈테파니아 고르기우 상원의장 직무대리와 면담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김 의장은 “필요하면 적폐를 청산하는 일은 해야겠지만 공교롭게 (전 정부 수사가) 집권 초에 몰리니까 통합의 메시지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을 거론하며 “지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여줬던 국민통합의 정치가 제일 중요하다”며 “김 전 대통령이 외환위기로 국민들이 겪을 고통을 생각하며 울먹이고 그 진정성이 금 모으기 운동으로 이어져 국민을 하나로 엮어냈던 것처럼 윤 대통령도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2016년 이후 6년 만에 여야 주요 3당이 모두 ‘비상체제’에 들어간 것을 두고도 그 핵심 원인이 ‘분열의 정치’에 있다고 바라봤다.
3당의 주요 의사결정이 각 당의 소수 극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결정됐고 이러한 ‘팬덤 정치’가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김 의장은 국민의힘이 9일 주호영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임명하고 비대위 체제로 돌입한 것을 두고 “팬덤 정치는 민주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국민의힘에도 상당한 팬덤 세력이 있다”며 “팬덤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너무 극우와 극좌로 가서 국민통합을 깨뜨리는 기제로만 작용하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개헌 논의를 위한 국회의장 직속기구 ‘개헌자문위원회’ 구성 방침도 재차 밝혔다.
그는 “개헌자문위를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해 국민의힘도 참여해서 한번 다양한 형태의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며 “개헌과 교육 개혁, 두 가지 만큼은 국회 방송을 통해 전체 과정을 공개해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하면 국정운영 블랙홀 얘기 등이 나오는데 너무 많은 것을 모아서 헌법을 고치려고 하면 또 실패한다”며 “국민적 공감대가 있는 것만 모아 2024년 총선을 계기로 개헌을 하면 되지 않나”고 말했다.
김 의장은 5일 취임 뒤 첫 해외순방 일정으로 폴란드와 루마니아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에서는 중·동부 유럽 내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폴란드와 전략적 제휴·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2008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루마니아의 핵심 국책사업을 우리 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