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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이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갤럭시S7 시리즈의 장기흥행과 중저가 스마트폰의 인기에 힘입어 2분기에 스마트폰사업이 영업이익 4조 안팎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어떤 전략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을 바꿔놓았을까?
◆ 2분기도 스마트폰 영업익 성장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은 2분기에도 깜짝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 전략을 경쟁사와 완전히 차별화해 돋보이는 실적을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이 2분기에 영업이익 4조2700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분기보다 54.6% 급증하며 직전 분기보다 9.8%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전자 IM부문의 실적호조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가 2분기에 1500만 대 정도 판매되며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마케팅비가 이전보다 적게 투입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S 시리즈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 아이폰과 LG전자 G시리즈 등에 맞서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판매촉진을 위한 대규모의 마케팅비용을 집행해왔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6S가 이전작과 유사한 성능과 디자인으로 비판받으며 기대 이하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LG전자 G5의 본격적인 판매시기가 갤럭시S7보다 늦어지면서 삼성전자의 마케팅비 투입이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J시리즈와 A시리즈로 정비하고 올해 내놓은 신제품에서 모델명을 그대로 유지한 것도 마케팅비가 크게 줄어든 원인으로 꼽힌다. 이미 지난해부터 인지도를 확보한 제품이라 대규모 홍보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가격대가 더 높은 삼성전자 갤럭시S7 엣지모델의 판매비중이 55% 정도로 일반모델보다 많이 판매되고 있는 점도 스마트폰사업 수익성 개선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6엣지를 처음 출시했을 때도 초기 판매량에서 엣지모델의 비중이 높았지만 곡면 디스플레이의 수율 문제로 공급에 차질을 겪으며 출시효과를 놓쳤다.
올해에는 이전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곡면 디스플레이의 수율을 끌어올리고 초기 물량 확보에 주력한 성과로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량 급증에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박 연구원은 “갤럭시S7은 프리미엄시장에서 뚜렷한 경쟁작이 없고 마케팅비도 줄어 삼성전자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 폭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를 확실히 굳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 차별화 전략과 원가절감 노력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S7의 개발과정에서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개발전략에 주력하고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의 무선개발실장으로 있던 지난해에도 갤럭시 시리즈의 개발을 총괄했다. 올해 무선사업부장에 오르며 펼친 판매전략에 그동안의 노하우를 적용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고 사장은 갤럭시S7을 개발하면서 스마트폰 사양이 상향평준화돼 하드웨어적 개선으로는 경쟁 스마트폰과 체감성능에서 차별화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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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에 적용된 방수기능. |
이에 따라 고 사장은 갤럭시S7에 방수기능과 저조도 카메라, 엣지 스크린 전용 인터페이스 등 사용자경험 측면에서 우위를 찾는 데 주력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의 광고와 체험행사에서 제품을 물에 담그거나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강조하며 성능 외에 사용자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요소를 앞세웠다.
고 사장이 이처럼 갤럭시S7을 사용자경험에 중점을 두고 개발해 디자인과 내부구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은 점이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삼성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갤럭시S7에는 이전에 갤럭시S6에 사용되던 것과 유사한 규격의 부품이 대거 채용됐다. 이에 따라 부품재고를 줄이고 단가를 낮춰 생산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삼성전자와 주요 부품공급사인 삼성전기가 인건비가 낮은 베트남 생산공장의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한 점도 스마트폰사업에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원가절감을 추진할 수 있던 능력이 빛을 발했다”며 “2분기에 놀라운 수준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이처럼 높은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중국업체에 맞설 더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해 외형성장을 추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노 연구원은 “완제품사업은 특성상 원가절감을 지속하기 어려워 외형성장이 없이 수익성 개선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애플과 중국업체의 신제품에 대응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계속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