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 증권사들이 기업 실적 전망치를 낮춰 내놓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미국 증시가 고평가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시가 이른 시일에 다시 고평가 상태에 놓여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이 나왔다.
7월 중순부터 증시 상승세가 이어진 반면 증권사들의 주요 기업 실적전망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어 기업가치가 주가를 뒷받침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미국 증시가 올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음에도 다시 고평가된 상황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증시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기준은 기업의 향후 실적 전망과 비교해 현재 주가가 어느 정도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지다.
증시 주요 지표인 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13% 가량 하락했지만 6월 중순부터 13%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내며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들이 인플레이션과 경제상황 악화 등 영향을 반영해 기업들의 하반기 및 내년 실적 전망치를 낮춰 내놓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증권사 연구원들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큰 폭의 변동성을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시장 조사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지수에 포함된 상장기업 실적 전망치는 7월 들어 2.5% 가량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집계됐다.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면서 S&P500 기업들의 주가는 앞으로 1년 동안의 순이익 전망치를 고려했을 때 고평가된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주식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미국 고용시장에서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에 여전히 거시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잠재적으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이 평균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주가가 앞으로 하락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증권사 UBS는 순이익 전망치에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영향은 온전히 반영되어 있지 않다며 여전히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는 이른 시점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기업 실적 전망치를 더 낮출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다”며 “시장 환경이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