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디지털인재를 놓고 기업 사이에 치열한 인재확보 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디지털 전환의 성패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커리어케어의 DSG(Digital Solution Group) 그룹장을 맡고 있는 김지혜 전무는 "디지털 인재확보 경쟁이 뜨거운 수준을 넘어서 격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DSG는 디지털 인재 발굴과 추천을 전문으로 하는 헤드헌팅 조직이다.
▲ 김지혜 커리어케어 DSG 그룹장.
- 격렬하다는 표현을 썼는데.
"직원 한두 명이 아니라 핵심 임원은 물론이고 팀장과 팀원을 통째로 영입해달라는 요청까지 들어오고 있다. 어떤 기업들은 특정기업을 지정하면서 무조건 그 기업의 임직원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 기업 출신이라면 다 받겠다면서."
- 팀 단위로 이동하거나 대규모 인원이 움직이면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을 텐데?
"가능성이 있지만 감수하겠다고 작정한 셈이다. 일단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만큼 인재확보가 중요하고 어려운 것 같다."
- 왜 그렇게 치열한가
"수요는 많은데 사람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험과 지식이 많은 고급인재는 너무 적어서 뺏고 뺏기는 야만적 쟁탈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 그동안 대기업들이 주로 중소중견기업의 인재를 영입해 왔다. 디지털분야도 그런가?
"꼭 그렇지 만은 않다. 디지털분야는 대기업에서 플랫폼기업이나 벤처기업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플랫폼기업과 벤처기업 가운데 일부는 인재확보를 위해 파격적 보상을 제시하고 있다. 플랫폼기업과 벤처기업은 또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목표가 분명하고 대기업에서 흔히 벌어지는 사업부 사이 이해충돌이 적어 사업진행 속도도 빠르다."
- 대기업들도 인력이탈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대기업들이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 기업들은 디지털 분야의 보상체계를 일반분야와 다르게 적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형평성 문제 때문에 몸을 사리는 기업들이 많다."
-보상도 적고 업무여건도 나쁘다면 대기업들의 디지털인재 채용이 쉽지 않겠다.
"인재확보가 어렵다보니 대기업들이 채용 전문팀 규모를 키우고 있다. 커리어케어뿐만 아니라 상당수 헤드헌팅회사들이 대기업으로부터 디지털인재 채용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
- 헤드헌팅회사도 쉽지 않겠다.
"헤드헌터들도 디지털 인재 추천 요청을 받으면 난색을 표명하면서 대기업들에게 보상과 근무여건을 바꾸라고 촉구하고 있다. 디지털분야는 대기업들의 강점이 별로 없기 때문에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인재확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탈을 막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도 한다."
- 기업들이 찾는 고급인재란 어떤 이들인가?
"디지털 전환의 초기에는 화두를 던지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남들보다 먼저 시도하고 선점해 기업과 사업을 선두에 올려 놓는 게 목표가 됐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무엇(What)'을 '어떻게 할 것인가(How)'를 제시할 수 있는 경험 있는 전문가를 원한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스타트업들은 탑티어급 테크리더와 팀 세팅 책임자를 찾고 있고 오프라인 위주의 대기업들은 온라인과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핵심인재를 원한다. 지난 4~5년 동안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비즈니스 방식의 전환이 일어나면서 서비스기획, 온라인마케팅, 사용자환경 및 사용자경험(UI/UX), 개발 등 온라인 서비스 직무 수요가 많았다. 최근에는 그동안 쌓인 고객경험 데이터를 통찰하고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로 연결하려는 요구가 생겨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인공지능(AI)/머신러닝, 고객경험(CX) 디자이너 직무에 수요가 생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려는 기업 경영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고급인재 확보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세상이다. 2~3등 직원으로 1등 기업과 사업을 기대할 수는 없다. 특히 디지털분야는 그렇다. 따라서 고급인재를 대상으로 공격적 확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써서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디지털전환에 뒤쳐지면서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