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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YMTC ‘232단 3D낸드’ 반도체 자랑, 미국 규제 당기는 자충수 되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8-04 11: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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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YMTC ‘232단 3D낸드’ 반도체 자랑, 미국 규제 당기는 자충수 되나
▲ 중국 YMTC가 8월3일 열린 플래시메모리써밋을 통해 3세대 '엑스태킹' 기술을 적용한 3D낸드 반도체를 선보였다. < YMTC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관영매체가 현지 반도체기업 YMTC에서 개발한 3D낸드 반도체 기술력을 자랑하며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128단 이상의 3D낸드 반도체 생산장비 수출 제한을 검토중인 상황에서 중국의 기술 자랑이 규제에 더욱 불을 붙이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4일 “YMTC가 232단 3D낸드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고 밝혔다”며 “중국 반도체기업이 글로벌 경쟁기업과 기술 차이를 따라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YMTC는 글로벌 반도체 행사인 플래시메모리써밋을 통해 자체 반도체 적층기술인 ‘엑스태킹’ 3세대 기술을 선보였다. 구체적 기술 사양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YMTC가 연내 232단 3D낸드 양산체계 구축을 목표로 잡아두고 있다는 점을 볼 때 해당 기술이 232단 3D낸드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마이크론이 7월 232단 3D낸드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히고 SK하이닉스가 2일 238단 3D낸드 제품을 선보인 점을 언급하면서 YMTC의 기술 발전 성과를 앞세웠다.

낸드플래시 반도체 후발주자인 YMTC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선두 경쟁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YMTC는 신형 낸드플래시 기술을 적용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그동안 선두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던 고성능 SSD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주로 데이터서버 등에 사용되는 고가의 대용량 SSD시장에서 과점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에서 YMTC의 기술 발전 성과를 강조한 점은 최근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을 겨냥한 수출규제 등 압박을 강화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최근 한국과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반도체 동맹국 연합 결성을 추진하면서 이를 통해 중국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궁극적으로 배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이런 시도가 반도체 기술 발전을 더욱 자극해 전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런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 YMTC의 3D낸드 기술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고 있는 셈이다.
중국 YMTC ‘232단 3D낸드’ 반도체 자랑, 미국 규제 당기는 자충수 되나
▲ 중국 YMTC의 128단 3D낸드 반도체 생산공장.
그러나 중국 정부의 이런 노력이 결국 중국 반도체기업을 상대로 한 미국 정부의 견제를 더욱 강화하는 자충수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최근 중국에 128단 이상 3D낸드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제 도입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장비뿐 아니라 반도체 설계기술 개발과 양산 검증에 쓰이는 소프트웨어 및 개발도구도 수출규제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YMTC의 3D낸드 개발 성과를 내걸고 미국을 자극하는 일은 결국 이런 규제 논의에 더욱 속도가 붙도록 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려는 미국 정부 차원의 노력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첨단 메모리반도체 생산 투자를 자제하도록 미국 정부가 압박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한국 반도체산업은 중국의 거센 추격과 미국의 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에서 모두 자유롭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YMTC는 하반기부터 처음으로 애플 아이폰에 사용되는 메모리 공급을 시작하며 글로벌 고객사 기반을 본격적으로 넓혀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치권에서 애플의 중국산 반도체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최근 이어진 일련의 사태로 중국을 향한 미국의 규제 압박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여전히 미국의 이런 시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YMTC가 예시로 보여준 중국의 반도체 설계 및 생산기술 발전은 서방 국가의 압력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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