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SK텔레콤과 지분교환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단순한 협업에 그치지 않고 4천억 원 규모로 피를 섞는 혈맹을 맺은 것으로 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진출이나 토스 등 핀테크 기업들의 약진에 전면전으로 대응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이미 신한금융그룹도 K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구체적 성과물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금융그룹이 IT기업과 손을 잡는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녹색투자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프랑스로 날아가 ESG펀드 운용규모가 큰 자산운용사 아문디와 전략적 협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하나금융지주는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둔화가 상당한 영향을 줬다. 반면 증권과 보험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 최대 실적을 올리며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증가율을 보여 대조를 보였다.
◆ 하나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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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7월22일 SK텔레콤과 4천억 원 규모의 지분교환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하나금융그룹이 앞으로 디지털 부문에서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어떤 신사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앞선 1월 신한은행과 KT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IPTV 활용한 금융서비스 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금융과 IT가 손잡은 것은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에 뛰어들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앞으로 어떤 서비스가 소비자를 사로잡을지 관심이 모인다.
- 하나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상반기에 유일하게 순이익 규모가 줄어들었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 환차손 발생 등에 영향을 받았지만 하나증권과 하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감소도 원인이 됐다.
주요 계열사 실적을 살펴보면 하나은행과 하나캐피탈은 순이익이 증가했고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생명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하나금융그룹 전체 비은행 부문 실적 기여도도 지난해 35.7%에서 올해 상반기 30%로 줄어 앞으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에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금융권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에서 나타난 외환 이상거래 정황이 다른 은행에서도 있었는지 긴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7월29일까지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에서 제출한 은행별 자체 조사결과를 받았고 현재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 결과는 8월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 NH농협금융그룹
- 2분기 실적발표에서 NH농협금융지주는 지주사 출범 이래 최대 순이익을 냈다. 앞선 1분기에는 감소를 보였는데 이번에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그동안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범농협 수익센터로서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균형있는 성장을 강조해 왔다. 비은행 부문에 힘을 싣는 전략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손병환 회장은 ESG경영을 강조하면서 2025년까지 15조 원 규모로 녹색 및 ESG 투자를 활성화 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최근 손 회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해외출장에 나서 프랑스 아문디를 방문하기도 했다. ESG투자에 강한 아문디와 협력관계를 강화해 기후변화 대응 역량 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아문디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2대 주주로 유럽에서 ESG펀드 운용 규모가 큰 자산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농협금융지주의 ESG경영 방침에 따라 다양한 녹색금융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권 행장은 하반기에 환경부에서 추진하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시범사업과 연계한 녹색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적용한 금융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6대 환경목표에 기여하는 녹색경제활동을 분류한 체계로 어떤 산업분야가 친환경 사업인지를 보여 주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 지역농협 직원의 횡령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역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어 금융당국의 강도높은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정부가 금융권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강력한 내부통제를 통해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어 지역농협과 같은 상호금융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정비될 것으로 보인다.
◆ 우리금융그룹
- 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 최대 실적을 내면서 동시에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성장률을 보였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추진한 비은행 부문 강화가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에 증권과 보험 계열사가 없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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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회장은 파생결합상품 판매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징계에 대해 소송을 진행했고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손 회장은 이번 판결로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며 2023년 3월 임기만료 이후 연임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손 회장은 증권사 인수를 통한 비은행 부문 강화와 디지털 강화에 더욱 집중하고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금융감독원의 우리은행 직원 횡령사건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금액도 700억 원으로 늘어났고 도장 도용이나 1년간 무단결근 등도 밝혀져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금감원에서는 우리금융그룹 경영진의 관리책임 여부도 조사해서 책임이 확인된다면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만큼 앞으로 추가 조사결과가 주목된다.
-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이상 외화송금 거래로 금감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이 발표한 검사 진행상황에 따르면 두 은행에서 확인된 이상 외화송금 거래 규모가 4조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거래가 대부분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서 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외환업무 취급 및 자금세탁방지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은행에 대해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앞으로 구체적 조사내용과 제재여부가 주목된다. 곽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