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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이어 신한도 '금융투자' 뺀다, 증권사들이 회사이름 바꾸는 이유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2-08-02 15: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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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하나증권에 이어 신한금융투자도 회사 이름에서 ‘금융투자’를 뺀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회사 이름에서 ‘증권’을 빼고 ‘금융투자’를 넣은 곳인데 왜 이 결정을 다시 바꾸기로 했을까?
 
하나 이어 신한도 '금융투자' 뺀다, 증권사들이 회사이름 바꾸는 이유
▲ 신한금융투자는 2009년 굿모닝신한증권에서 신한금융투자로 바꾼 회사 이름을 13년 만에 다시 변경하려 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신한금융투자 사옥.

2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회사 이름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굿모닝신한증권에서 신한금융투자로 2009년 이름을 바꾼 지 13년 만이다.

신한증권이나 신한투자증권 등이 다음 사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어떤 이름이 정해지든지 신한금융투자 이름에서 ‘금융투자’는 빠지게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1973년 효성증권에서 출발했다. 이후 쌍용투자증권과 굿모닝증권, 굿모닝신한증권으로 바뀐 뒤 현재의 신한금융투자로 간판을 바꿔 달아 지금까지 이어왔다.

신한금융투자가 이번에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달라진 영업환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를 포함한 국내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 부진으로 이익이 줄면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이 점을 염두에 둔 결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에서 ‘금융투자’는 영어로 ‘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로 표기되는데 이 것보다는 아예 증권사라고 정확하게 못 박는 것이 회사의 정체성을 알리는 데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영어로 ‘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라고 하면 이 회사가 증권사인지 한번에 알기 어려울 수 있다”며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처럼 크게 알려진 투자은행이면 모를까 국내 증권사들로서는 해외에서 어떤 회사인지를 이름만으로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증권사들로서는 회사 이름도 전략의 하나로 고민할 수밖에 없다. 금융회사는 다른 업종과 비교해 브랜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 이름은 고객이 가장 먼저 회사를 만나는 통로이기도 하다.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해외 현지법인을 세우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부쩍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7월 베트남 하노이에 지점을 열고 베트남 현지 영업망을 강화했다. 

하나증권은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고 증권사로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7년 만에 사명변경을 추진했다. 하나증권은 2015년 하나대투증권에서 하나금융투자로 이름을 바꾸었고 올해 7월부터 하나증권을 회사이름으로 쓰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금융투자’라는 이름이 대중적으로 높은 호응을 얻지 못한 점도 사명변경 추진의 배경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가 2009년 9월 굿모닝신한증권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을 때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은행 및 보험을 제외한 자본시장 업종사이에 겸영이 허용되고 이를 ‘금융투자업’으로 부르기 시작한 만큼 신한금융투자도 이 점을 반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휴원 당시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새 기업 이미지 선포식에서 “사명 변경으로 신한금융그룹과 일체감을 확보하고 자산관리와 투자은행 등 자본시장법이 허용한 신사업 영역을 반영함으로써 금융영역의 지평을 넓혔다”며 “제2의 창업을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업계 최초의 ‘금융투자’ 위상에 어울리는 성과와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당시에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한국거래소로, 증권예탁결제원은 한국예탁결제원으로 이름을 바꿨고 자산운용협회와 증권, 선물협회 등이 합쳐져 한국금융투자협회가 탄생했다. 

하지만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금융투자’라는 말을 낯설어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많고 이름에서 증권을 앞세우는 증권사가 대부분인 만큼 신한금융투자도 이름에 ‘증권’을 다시 넣는 쪽이 인지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 등으로 생긴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 회사이름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증권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라임자산운용은 2017년 5월부터 펀드 투자금과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자금을 활용해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펀드 등 5개 해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했는데 부실이 발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 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일부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받았으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하락하면서 환매 중단된 사건을 말한다.

신한금융투자는 1일 열린 20주년 기념식에서 사명변경을 추진한다고 알렸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는 기념사에서 “창립 20주년을 맞아 제2의 창업에 나선다는 각오로 우리의 사명을 변경하고 이를 근본적인 변화와 재도약의 모멘텀으로 삼아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대표증권사로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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