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중국에서 인기높은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매각일정이 지연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도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자 효자 브랜드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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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티니위니는 킴스클럽보다 매각대금의 규모가 커 예정대로 매각일정이 마무리된다면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목표가 조기에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그룹은 티니위니 매각 예비입찰에서 1조 원 이상을 써낸 5개 업체를 인수적격 후보로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예비입찰에는 모두 10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매각대상은 중국의 티니위니 상표권 및 사업권이며 디자인·영업조직 등도 포함된다. 한국과 홍콩, 대만 등 티니위니 글로벌 상표권과 사업권은 이번 매각에서 제외된다.
티니위니는 여성복 브랜드로 중국에서 이랜드인터내셔널패션상하이에 속해있다. 중국 티니위니는 지난해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등 1200개의 직영매장에서 4462억 원의 매출을 냈다.
이랜드그룹은 7월 초에 본입찰을 진행해 인수 대상자를 선정하고 7월 말에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9월 안으로 매각 일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티니위니라는 단일 브랜드 인수에 5곳이 1조 원 이상을 제안한 것은 업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인 만큼 성공적으로 거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매각작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차질이 빚어지자 효자브랜드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랜드그룹은 당초 5월 초까지 인수우선협상 대상자인 KKR측과 본계약을 맺고 6월 안에 매각작업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으나 매각지분과 가격에 대한 논의를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이랜드그룹의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303%로 높은 수준이며 단기차입금 및 사채규모는 약 3조2297억 원에 이른다. 단기차입금이란 대차대조표의 작성일(결산일)을 기산일로 하여 변제기한이 1년 이내에 도래하는 차입금을 말한다.
이랜드그룹이 구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돼 부채 만기연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만약 티니위니가 1조 원 이상의 가격에 예정대로 매각된다면 이랜드그룹은 큰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리게 된다. 티니위니 매각가격을 1조 원이라고 가정하면 부채비율은 214.75%로 떨어진다.
박성수 회장은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을 올해 250%, 2017년 20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잡아놓고 있다.
이랜드그룹이 올해 말 중국법인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자금을 확보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박 회장의 목표는 조기에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티니위니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법인의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고려하면 프리IPO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뉴발란스가 이미 티니위니 매출을 뛰어넘었고 스코필드, 이랜드 등 다양한 중국에서 브랜드들이 티니위니에 준하는 매출을 냈다”며 “이번 입찰에서 중국 시장에서 이랜드가 소유한 브랜드 가치를 증명한 만큼 하반기 프리IPO 자금조달도 순조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티니위니 매각 흥행으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탄력을 받게 된 만큼 킴스클럽 매각도 이랜드그룹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킴스클럽 매각 결과는 6월 안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