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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대우전자와 동부하이텍 선전, '김준기 제조업' 회생하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6-07 13: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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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대우전자와 동부하이텍 선전, '김준기 제조업' 회생하나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광주의 동부대우전자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대우전자와 동부하이텍 등 전자계열사를 중심으로 동부그룹 제조업의 부활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동부대우전자는 해외 생활가전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해 프리미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동부하이텍도 반도체산업의 성장으로 수혜를 보며 흑자전환에 성공해 독자생존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준기 회장은 동부대우전자 유상증자에 사재를 내놓고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정도로 동부그룹 제조업에 애착이 매우 깊고도 넓다.

◆ 동부대우전자 성장전략 본격 시동

7일 동부그룹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가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외부 투자자가 아닌 동부그룹이 참여하며 김 회장도 60억 원 정도의 사재를 출연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대우전자는 보급형 생활가전 중심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확대를 추진하는데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연구개발과 판로확대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동부대우전자의 사업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동부대우전자는 그동안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동부그룹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내 금융권에서 운용자금을 대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대우전자와 동부하이텍 선전, '김준기 제조업' 회생하나  
▲ 최진균 동부대우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동부대우전자는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금융감독원이 회사채 발행절차를 문제삼으며 계획이 무산됐다.

하지만 동부팜한농을 LG화학에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동부그룹의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어 동부대우전자에 투자할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대우전자는 보급형 가전을 앞세워 남미와 유럽 등 해외국가를 주로 공략하며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가 해외에서 올리는 매출은 전체매출의 80%에 이른다.

동부대우전자는 최근 LG전자 출신의 변경훈 영업부문 사장과 문덕식 최고재무책임자를 영입하는 등 인력을 강화하며 해외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성장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 김준기의 제조업 애착

김 회장은 전자계열사를 중심으로 동부그룹의 제조업을 부활하기 위해 동부대우전자의 성장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동부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2013년 2700억 원 정도에 인수할 때도 사재 250억 원을 투입할 정도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동부대우전자의 대표이사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김 회장이 1960년대 대학 재학 중일 때 미국 전자업계 우수인재 유치단의 일원으로 미국 전자업계를 돌아보며 처음 사업가의 꿈을 키우게 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동부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동부증권의 자금을 불법으로 끌어썼다는 혐의로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도 김 회장의 제조업에 대한 애착과 무관하지 않다.

동부그룹이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동부하이텍 등 주요 제조계열사의 매각이 추진되면서 동부그룹의 제조업이 쇠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동부대우전자와 동부하이텍 선전, '김준기 제조업' 회생하나  
▲ 최창식 동부하이텍 사장.
기존 제조분야의 주력사였던 동부건설과 동부제철, 동부팜한농은 모두 계열분리돼 동부그룹을 떠난 상태다.

하지만 동부대우전자가 세계시장에서 점차 입지를 확보하고 동부하이텍 역시 반도체산업의 급성장에 수혜를 보며 독자생존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져 동부그룹의 제조업이 전자계열사를 중심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김 회장이 반도체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30년 넘게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적자에 허덕여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2009년 동부하이텍에 3천억 원 정도의 사재를 출연했다.

동부하이텍은 최근 실적개선과 함께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 인수후보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독자생존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동부그룹 제조계열사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지만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동부하이텍의 매각을 철회할 가능성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ED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전자계열사인 동부라이텍 역시 올해부터 실적개선세를 보이고 광고용 조명시장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그룹은 향후 금융계열사와 전자계열사 양대 축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며 “동부대우전자가 세계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리잡는 것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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