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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시공능력평가 9년째 1위, '만년' 2위 현대건설 2024년 벼른다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2-08-01 11: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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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올해도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각각 1위와 2위 자리를 지켰다. 9년째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시공능력평가 방식을 수정하려 하고 있어 이르면 2024년부터 기준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1, 2위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삼성물산 시공능력평가 9년째 1위, '만년' 2위 현대건설 2024년 벼른다
▲ 국토교통부가 시공능력평가 방식을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2024년부터 기준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이 만년 2위 탈출을 벼르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시공능력평가 결과가 이날부터 적용된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다. 국토부는 매년 7월 말 건설사별 시공능력평가액을 공시한다. 공사 발주자는 이를 바탕으로 입찰에 제한을 두기도 하고 조달청은 유자격자명부제, 도급하한제 등의 제도를 운용할 근거로 활용한다.

유자격자명부제는 시공능력에 따라 등급을 구분해 입찰 참가자격에 제한을 두는 것이고 도급하한제는 중소 건설업체 보호를 위해 대형건설사가 시공능력평가 1% 미만 공사의 수주를 제한하는 제도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대규모 공사뿐 아니라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영향을 끼친다. 특히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뒤집는 사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조합 쪽이 높은 순위의 건설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위와 2위 자리가 굳어진 지 오래됐다. 

삼성물산이 지난 2014년 1위에 오르면서 현대건설을 2위로 밀어낸 뒤 올해로 9년째 순위에 변동이 없다. 현대건설은 2008년 3위에서 2009년 1위 자리에 단숨에 뛰어올라 5년 동안 1위를 지켰다. 이 기간 삼성물산이 2위를 유지해 오다 2014년부터 왕좌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현행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 각각의 평가액을 더해 매겨진다.

공사실적 부문은 최근 3년 동안 연차별 가중평균 공사실적의 70%, 경영평가 부문은 실질자본금과 경영평점의 80%를 반영한다. 기술능력평가 부문은 기술자 1인당 평균생산액에 보유기술자 수를 곱한 값의 30%를 산입한다. 이밖에 부도·영업정지, 재해율 등도 점수로 매긴다. 

2022년 시공능력평가액을 보면 삼성물산은 21조9473억 원, 현대건설은 12조6042억 원으로 집계됐다. 9조 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인데 이는 삼성물산의 경영평가액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성물산은 각각 5조2032억 원, 13조8706억 원, 1조4611억 원, 1조4123억 원이다. 현대건설은 5조2187억 원, 4조2795억 원, 1조7640억 원, 1조3420억 원이다. 

현대건설이 공사실적과 기술능력평가에서 앞섰지만 경영평가액에서 3배가량 차이가 나면서 승부가 난 셈이다. 

DL이앤씨도 경영평가액 회복에 힘입어 3위로 복귀했다. 지난해 기업분할에 따라 경영평가액이 2020년보다 3조5천억 원 이상 낮게 평가돼 2021년에 8위로 5단계 떨어졌다가 올해 다시 평가를 받으며 순위를 회복했다.  

국토부가 2014년 시공능력평가에 경영상태와 안정성 비중을 늘리기로 하면서 경영평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건설업체들이 부동산 불경기에 부도, 법정관리, 워크아웃에 들어간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삼성물산은 2014년 삼성SDS 상장에 이어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함으로써 사세를 키웠다. 여기에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의 주식 관련 평가이익으로 자산이 늘어나면서 경영평가액이 더욱 높아졌다. 

자본금이 높으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삼성물산의 별도기준 자본총계는 26조2276억 원, 현대건설의 별도기준 자본총계는 6조932억 원을 보이고 있다. 4배 넘게 차이가 난다.

실제 올해 전체 시공능력평가액에서 경영평가액이 차지한 비중은 40.4%로 집계돼 전년(38.6%)보다 1.8%포인트 늘었다. 다음으로는 공사실적(36.3%), 기술능력(16.3%), 신인도평가(7.0%) 순으로 조사됐다.

이런 시공능력평가 항목을 두고 평가항목을 단순히 더해 산정하는 것은 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고 실질적 건설업 경쟁력 요인을 반영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6월 ‘건설기업의 시공능력평가 기준 및 방법의 개선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구체적 방식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기존의 경영평가액 배점 비중이 작아지고 건설공사 수주 결과와 함께 기술력, 안전관련 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는 구체적 평가방안이 마련되면 관련 법령을 개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르면 2024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순위가 크게 변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건설업계에서는 우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격차가 좁혀져 1, 2위 다툼이 치열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6위권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3위를 차지한 DL이앤씨는 경영평가액에서 우위를 보여 메달권에 들었다. DL이앤씨의 경영평가액은 4조9827억 원으로 4위 포스코건설(3조6109억 원), 5위 GS건설(3조925억 원), 6위 대우건설(2조214억 원) 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DL이앤씨의 공사실적은 3조428억 원으로 포스코건설(3조8286억 원), GS건설(4조2725억 원), 6위 대우건설(4조4912억 원) 보다 낮고 기술능력평가점수도 적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시공능력평가와 관련해 “시공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조달청에 입찰공고를 마쳤다”며 “구체적 방향은 연구기관 선정 이후 조율해 가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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