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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면세점사업과 호텔사업의 동반성장을 이끌어낼까?
호텔신라는 면세점사업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호텔부문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호텔부문에서 낸 적자를 면세점사업이 메우고 있는 구조다.
이 사장은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로 호텔사업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또 장충동 호텔을 한옥호텔로 탈바꿈해 특급호텔에서도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 신라스테이로 수익성 개선 박차
6 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자회사인 비즈니스호텔 법인인 신라스테이가 호텔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올해 1분기에 매출 기준으로 호텔신라의 호텔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6%로 지난해 1분기 8.3%보다 크게 늘어났다.
신라스테이는 1분기에 매출 117억8709만7천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8%나 늘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신규출점 효과로 신라스테이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호텔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사업에서 신라스테이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지난해에만 5곳이 추가로 문을 열었고 올해 2월에도 구로점이 영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모두 8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2013년 11월에 신라스테이 동탄점을 선보이면서 비즈니스호텔사업에 뛰어들었다. 2014년에는 신라스테이를 100% 자회사의 별도법인으로 만들어 체인을 확대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비즈니스호텔사업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특급호텔인 서울신라호텔, 럭셔리 리조트호텔인 제주신라호텔을 직접 운영하고 삼성거제호텔을 위탁해 운영했다.
이 사장은 2017년까지 신라스테이의 본격적인 출점을 마무리하고 비즈니스호텔 역량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는데 좀더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2017년까지 신라스테이 영업점 수를 11곳으로 늘릴 것”이라며 “출점이 마무리되고 나면 오픈 초기비용 부담으로 인한 적자요인이 상쇄돼 머지않은 시점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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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스테이 객실 모습. |
◆ 왜 비즈니스호텔인가?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즈니스호텔을 선택한 것은 호텔 수요층의 요구가 변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호텔을 주로 이용하는 외국인 여행객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주를 이뤘는데 이들은 특급호텔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하지만 주요 관광객이 중국인으로 바뀌면서 이런 흐름이 변했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객들은 대체로 일본 관광객에 비해 숙박에 돈을 덜 쓰는 대신 쇼핑에 좀더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비즈니스호텔의 숙박료는 보통 1박당 10만~20만원으로 특급호텔보다는 훨씬 싸고 모텔보다는 약간 비싼 수준이다.
비즈니스호텔이 초기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비즈니스호텔은 일반적으로 기존 건물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라스테이도 마찬가지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신라스테이도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며 “직접 건물을 지을 때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들고 리스크도 적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비즈니스호텔은 특급호텔처럼 대형 연회장을 마련하거나 식당을 여러 곳 만들지 않아도 된다”며 “호텔은 연회장이나 식당이 아닌 객실에서 수익을 내야하는 데 비즈니스호텔은 그런 점에서 수익성에 최적화된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 비즈니스호텔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의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내 호텔객실의 공급수는 객실가동률 80%를 감안해도 3만8860실에 이른다. 그런데 정부는 올해 서울시내 호텔객실의 수요를 3만7560실로 추정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호텔신라는 30년이 넘는 호텔사업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비즈니스호텔이 많이 있지만 신라스테이는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객실 가동율도 높다”고 말했다.
◆ 한옥호텔로 특급호텔 틈새 수요도 잡는다
이부진 사장은 서울 장충동에 기존 특급호텔과 차별화된 한옥호텔을 지어 틈새 수요도 잡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은 2011년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부터 한국전통호텔 건립을 추진해 왔는데 4전5기 도전 끝에 마침내 정부의 허가를 받아냈다.
서울시에 전통 한옥형태의 호텔을 짓는 것은 호텔신라가 처음이다.
한옥호텔은 신라호텔 안 면세점 자리에 지상 3층, 지하 3층 91실 규모로 지어진다. 한옥호텔은 2017년 착공에 들어가 이르면 2021년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한옥체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 숙박업을 질적으로 한단계 발전시킨다는 구상으로 제대로 된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포부를 항상 밝혀왔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옥호텔은 호텔신라가 전사적으로 사업규모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한옥호텔 자체가 틈새시장으로, 침체기의 호텔사업에서도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옥호텔 부대시설로 지하주차장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통해 장충동 신라호텔의 고질적인 주차난도 해소돼 고객만족도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옥호텔은 호텔신라의 면세점사업에도 호재다.
호텔신라는 현 주차장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의 한옥호텔 부대시설(면세점 포함)도 신축하기로 했다. 부대시설 안에 새롭게 들어설 면세점은 기존 면세점에 비해 매장면적이 40% 정도 넓어진 8005㎡로 지어진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서울시로부터 장충동 신라호텔 부지에 한옥호텔 건립을 승인받아 장충동 시내면세점 증·개축이 가능해졌다”며 “2019년에 예전보다 확장된 면세점이 문을 열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향후 관광객 증가에 대비한다는 점에서 꼭 필요했던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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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신라 장충동 한옥호텔 조감도. |
◆ 호텔신라, 지나치게 높은 면세점 의존도 낮춰야
이부진 사장이 비즈니스호텔, 한옥호텔 등으로 호텔신라의 호텔사업 강화에 나서는 것은 지나치게 높은 면세점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면세점사업의 매출이 호텔신라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6%에 불과했다. 레저사업까지 합쳐도 9.6% 가량으로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업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한쪽에 치우쳐 있는 것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그다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특히 시내면세점이 크게 늘어나고 특허수수료까지 인상돼 면세점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호텔사업을 확대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실적의 90% 이상을 면세점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호텔신라의 주가도 면세점 호재와 악재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경향이 있다”며 "더욱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호텔사업을 확대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면세점사업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3일 6만6천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시내면세점 발표 직후 거래일인 지난해 7월13일 13만1천 원이었으니 주가가 50%가까이 빠진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