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지주가 상반기 최대 실적을 내면서 동시에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성장률을 보였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추진해온 비은행 부문 강화가 실적에서도 고른 성장으로 나타나며 우리금융지주 전체 성과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 우리금융지주가 상반기에 금융지주 중 최고 이익증가율을 보였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25일 우리금융지주 실적을 보면 2022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2037억 원, 지배주주순이익이 9222억 원을 거뒀다. 2021년 2분기보다 영업이익은 14.6%, 지배주주순이익은 22.5%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조5589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보다 21.43% 증가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우리은행은 순이익 1조5545억 원을 거뒀으며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앞선 1분기보다 0.09%포인트 증가했고 하반기에는 1.6% 후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금융지주의 2분기 비이자이익은 399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증가율을 기록했다”며 “다른 금융지주보다 비이자이익이 양호했는데 우리카드 및 우리캐피탈의 실적과 (우리금융지주에) 증권 계열사가 없다는 점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금융지주의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증가율은 신한금융지주가 5.5%, KB금융지주가 8.24%로 발표됐으며 하나금융지주는 오히려 10.04% 줄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배주주순이익이 22.5% 늘며 가장 높은 이익성장률을 보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상승 효과로 모든 금융지주의 은행부문이 호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난 만큼 비은행 부문의 성과가 금융지주의 실적을 좌우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증시 부진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에 증권 계열사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득이 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의 호실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우리금융지주가 2022년 영업이익 4조2690억 원, 지배주주순이익 3조530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보다 영업이익은 13.87%, 지배주주순이익은 17.74% 증가하는 것이다.
상반기에 증권 계열사가 없는 점이 도움이 됐다면 하반기에는 우리금융지주에 보험 계열사가 없다는 점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물가와 경기침체의 우려와 함께 정치권과 정부에서 은행의 '고금리 이자잔치'를 지적하자 금융권은 이자경감, 대출만기 추가연장 등에 나선 가운데 하반기에는 보험업계에 자동차 보험료 인하 압박도 나올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와함께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자동차 이동이 증가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오르고 있어 하반기 보험업계의 전망에 관한 우려가 나온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보험업계 손해율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가 하반기에도 상대적으로 이익확보에 유리할 수 있는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분기에 비은행 부문이 고른 성장을 보이며 우리금융지주의 실적 상승을 이끈 것은 손 회장이 꾸준히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며 내실을 다진 결과라는 시선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은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우리카드 1343억 원, 우리금융캐피탈 1249억 원, 우리종합금융 453억 원 등을 거뒀다. 지난해 2분기보다 우리카드는 10.63%, 우리금융캐피탈은 51.40%, 우리종합금융은 2.95% 증가했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에서 일부 뒤처지는 실적을 낸 것과 비교된다.
손 회장은 올해 1월 열린 우리금융지주 창립기념식에서도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모든 자회사의 위상을 업무 권역 내 상위 수준으로 끌어올려 그룹 수익성을 극대화하자”고 말하며 비은행 부문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손 회장이 최근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났다는 점도 앞으로 비은행 부문의 강화 전략을 과감하게 추진하는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22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의 파생결합상품 관련 징계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이에 2023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손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연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손 회장이 단단한 비은행 부문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실적을 하반기에 더 높이게 된다면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