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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52조' 투자가 미국 반도체법 촉매제 되나, 반론도 만만찮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7-22 11: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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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52조' 투자가 미국 반도체법 촉매제 되나, 반론도 만만찮아
▲ 삼성전자의 중장기 투자 계획이 미국 의회 반도체 지원법 통과에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텍사스주에 약 20년에 걸쳐 1921억 달러(약 252조 원) 규모 반도체공장 투자를 검토하면서 미국 반도체 지원법 의회 통과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법안 통과 절차를 앞두고 미국의 세금을 들여 삼성전자와 같은 해외 기업을 지원하는 일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반론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국 IT전문지 더레지스터는 22일 “삼성전자가 미국 의회의 반도체 지원법 표결이 임박한 시점에 텍사스주 ‘반도체 제국’ 건설 계획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당국에 앞으로 약 20년에 걸쳐 진행되는 반도체공장 투자 계획을 담은 세제혜택 등 지원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252조 원을 들여 텍사스주 오스틴 및 테일러에 11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는 중장기 목표가 포함되어 있다.

더레지스터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지원법에 큰 수혜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을 위해 삼성전자를 돕는 일이 매우 긍정적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이런 투자 계획이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국 앞으로 미국 상원 및 하원의회에서 반도체 지원법 통과를 위한 표결을 진행하는 과정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투자 목표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정부에서 법안 통과 뒤 지원하는 520억 달러의 시설투자 지원금 및 세제혜택이 삼성전자의 이런 계획을 현실로 옮기는 데 매우 중요한 동력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지원법 통과에 미국 상원 민주당 및 공화당 의원들은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지만 하원에서 해당 법안을 완전히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법안 통과에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가 해당 법안에 달려 있다는 점이 하원 소속 의원들에게 설득력을 얻는다면 앞으로 진행되는 표결 등 입법 절차를 순조롭게 하는 데 기여할 공산이 크다.

반면 여러 미국언론을 중심으로 여전히 미국의 막대한 세금을 들여 삼성전자와 TSMC 등 해외 기업의 공장 건설을 돕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반론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해당 지원금을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에 집중적으로 제공해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252조' 투자가 미국 반도체법 촉매제 되나, 반론도 만만찮아
▲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 의회 의사당.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은 전문가 논평을 통해 현재 법제화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반도체 지원법이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지원금을 반도체 연구개발이 아닌 생산 분야에 모두 쏟아붓는 것은 단기적 문제 해결 방안에 불과해 중장기적으로 중국과 반도체 설계기술 경쟁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원금과 세제혜택을 합쳐 모두 750억 달러(약 98조 원)에 이르는 정부 지원이 너무 과도하고 대형 반도체기업들이 이를 굳이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TSMC가 반도체산업과 관련해 미국 정부보다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만큼 정부 지원금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반도체 지원법 추진의 핵심 배경이었던 글로벌 공급부족 사태가 해소되고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막대한 예산을 반도체 생산에 들이는 데 회의적 시각을 키우고 있다.

미국 하원에서 추진하던 반도체 지원법은 삼성전자 등 기업의 생산투자뿐 아니라 엔비디아, AMD 등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의 연구개발도 적극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원이 이런 주장을 내세워 상원에서 합의한 반도체 지원법 통과에 반대한다면 법제화 절차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어 삼성전자가 보게 될 수혜 가능성도 불투명해진다.

더레지스터는 텍사스주가 수자원 및 전력 부족 문제를 안고 있어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가 실현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투자가 2042년 신규 공장 가동까지 약 20년 뒤를 바라보고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지 당국과 이런 문제에 해결책을 찾는 데 충분한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검토하고 있는 252조 중장기 투자 계획은 미국 기준에서도 역사상 단일 기업이나 산업에서 전례가 없는 상당한 규모로 평가받는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이런 투자를 확정짓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지만 삼성전자가 이런 계획을 반드시 지키도록 강제할 방법은 없다.

결국 한국 및 삼성전자와 미국 정부 사이의 신뢰도 이번 반도체 지원법 통과 여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이미 삼성전자의 투자 검토 계획과 관련해 “텍사스주를 반도체산업 중심지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과 감사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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