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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인공지능(AI)은 세계적 '히트상품'이 됐다.
구글과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 분야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일 경기도 용인 삼성 인재개발원에서 개최된 호암상 기념행사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구체적으로 나타냈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만찬에서 이 부회장은 호암상 공학상 수상자인 오준호 KAIST 교수에게 “로봇과 인간의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지” “인공지능이 언제쯤 인간을 따라잡을 것으로 보는지” 등 인공지능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 교수는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인간형 로봇 ‘휴보’의 아버지로 알려진 로봇 전문가다.
이 부회장의 질문에 오 교수는 인간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오 교수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사람을 따라올 수는 없다”며 “연구를 하면서 기계가 사람을 따라잡기는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고 답했다.
오 교수는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빼앗는 게 아니라 인간을 도와줄 것이고 많은 부분을 더 편하게 해 줄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이 부회장은 오 교수의 답변을 주의깊게 들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인공지능과 로봇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관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며 “오 교수에게 연신 관련 질문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투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비캐리어스’에 2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이디본, 익스펙트랩, 리액터랩 등 약 10여개 인공지능 기업과도 손을 맞잡았다.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 가정용 로봇회사인 지보(JIBO) 투자에 참여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예전부터 인공지능과 로봇, 헬스케어 스마트카와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며 “삼성이 지보에 투자한 금액은 200억 원 규모”라고 말했다.
삼성벤처투자는 삼성그룹이 그룹 차원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1999년 세운 투자회사인데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증권, 삼성중공업이 대주주다.
삼성벤처투자는 최근 5년간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에 투자한 기업 가운데 규모 면에서 4위에 올라 있다.
삼성전자는 3월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회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 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인공지능에 관심이 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코스닥에서 인공지능 관련 회사의 주가는 3일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오픈베이스는 전날보다 21.10%(765원) 오른 4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픈베이스 주가는 12시10분경 4500원으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케이엘넷(10.60%)과 디오텍(6.24%) 등도 모두 오름세로 마감했다.
디오텍은 음성인식 기반기술로 구현되는 인공지능 딥러닝 관련 제품들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회사인데 삼성전자에 전자사전 솔루션도 공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