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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우려 속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 떠올라, 이원석 여환섭 김후곤 물망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2-07-1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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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우려 속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 떠올라, 이원석 여환섭 김후곤 물망
▲ 검찰총장 인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찰 인사를 이미 다 해놓은 상황이라 다음 검찰총장은 실권이 없는 '식물총장'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 윤곽이 곧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내부에선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여환섭 법무연수원장, 김후곤 서울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 노정연 부산고검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검찰을 떠난 외부인사를 임명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다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미 검찰인사를 사실상 끝내놨기 때문에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신임 총장은 운신의 폭이 좁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야권에서는 한동훈 장관이 3차례 검찰 인사를 통해 총장을 보좌할 대검찰청 참모와 주요 검찰청 중간간부까지 모두 '친윤' 인사를 전진배치했다고 본다. 검찰총장으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검찰이 사실상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직할 체제 아래에 놓이면서 차기 총장이 누가 되든 위로는 정권 실세인 한동훈 장관, 아래로는 '윤석열 사단'의 참모진에 끼어 존재감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다른 권력기관장 인사는 군사작전 하듯 빠르게 밀어붙이고 전례 없는 자리까지 모두 검찰 측근들을 중용하면서 정작 검찰총장 인선만큼은 늑장을 부렸다"며 "그 사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나서 700여 명의 검찰 싹쓸이 인사를 단행했고 이른바 친윤 검사들을 대거 요직에 앉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석인 검찰총장의 대변인까지 인선했으니 이제 누가 검찰총장이 된 듯 AI 총장 허수아비 총장에 불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왕장관'이란 수식어가 붙는 한동훈 장관과 식물총장 우려를 받는 차기 검찰총장이 어떤 관계를 설정하고 어떻게 검찰 운용의 묘를 살릴지 주목된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총장 직무를 대리하며 실질적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는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새 검찰총장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차장검사는 수원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팀에서 일했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비리 의혹 등을 수사했다. 국정농단 수사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면 수사하고 재판에도 참여했다.

이 차장검사는 사법연수원 27기로 한 장관과 동기다. 한 장관과 함께 검찰 인사를 논의해 온 만큼 '검찰총장 패싱' 논란을 일부 불식할 수 있다. 

다만 전국 6명의 고검장 기수가 25기인 만큼 이 차장검사가 검찰총장이 되면 기수역전이 발생해 고검장들이 검찰을 떠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줄사직으로 검찰 조직이 동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검장단 기수를 고려할 때 이들보다 기수가 높은 여환섭 법무연수원장이 검찰총장에 임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환섭 원장은 법무연수원 24기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대검 중수부에서 함께 일한 특수통이지만 윤석열 사단에는 속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검찰 내부에서도 평가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중립성 확보 측면에서 좋은 선택일 수 있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2005년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구속기소, 2006년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속기소, 2012년 이상득 전 의원 구속기소, 2013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속기소 등 다수의 굵직한 사건들을 수사했으며 2019년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 수사단장을 맡았다.

윤석열 사단 편향인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선 김후곤 서울고검장(25기)도 총장 후보로 거론된다.

김후곤 고검장은 수원지검 특수부장 때 각종 불법행위를 동원한 철거사업을 벌여 이른바 '철거왕'으로 불리던 이금열 다원그룹 회장을 구속했다. 중앙지검 특수1부장 때는 고속철도 납품관련 정관계 로비사건에 관여한 국회의원 2명(조현룡·송광호), 론스타로부터 뒷돈을 받은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를 구속하기도 했다.

이 외에 현직 검사 가운데 이두봉 대전고검장(25기)과 노정연 부산고검장(25기) 등도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된다.

이두봉 고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 시절 지근거리에서 일한 최측근이며 노정연 고검장은 지난 정기인사에서 검찰 역사상 최초로 고검장에 승진한 여성 검사다. 여성 검찰총장이라는 상징성에서 노 고검장이 검찰총장에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사람도 적지 않다.

검찰을 떠난 이들 가운데에는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21기)과 배성범 전 법무연수원장(23기), 구본선 전 광주고검장(23기), 조남관 전 법무연수원장(24기)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현재 법원행정처 차장 등 당연직 5명에 김진태 전 검찰총장 등 4명을 더해 구성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가 19일까지 총장 후보자 추천을 받고 있다. 추천위가 3명 이상으로 후보를 압축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 가운데 한 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인사청문회 등 절차를 거쳐 임명된다. 

역대 정권을 보면 후보추천위원회 구성부터 검찰총장 임명까지 평균 63일이 걸렸다. 이를 고려하면 9월에나 새 검찰총장이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 총장 퇴임 이후 짧게는 7일, 늦게는 47일이 걸렸던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은 김오수 전 총장 퇴임 이후 66일 만에 이뤄졌다. 검찰총장 인선 절차에 속도가 나지 않으면 총장 공백이 채동욱 전 총장 선임 당시인 124일을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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