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유플러스가 최근 내놓은 새 부가서비스 상품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를 놓고 보험업법 위반 논란이 제기된다.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는 분실보험과 사실상 같은 성격의 상품이어서 '보험은 보험사에서만 판매해야 한다'는 법을 어긴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사를 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금융당국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바라보는 반면 보험상품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에선 방통위 등에서 문의가 와야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가 보험업법을 우회해 편법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데도 관계 당국에선 현재까지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의 보험업법 위반 여부는 금융당국에서 결정할 사안이다”며 “보험업법 위반이 확정된 뒤 법적 조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상품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에서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안이 이슈화된 지 얼마되지 않아 어떤 사건인지 인지하고 있는 정도다”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는 있지만 소관 정부 부처에서 문의해 오면 적극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를 놓고 감독기관 사이에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는 셈이다.

LG유플러스가 6월17일 출시한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는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반납해야 하는 기존 부가서비스 ‘맘대로 폰교체’와 달리 스마트폰을 반납하지 않아도 중고 스마트폰을 1차례 지급해 주는 점이 특징이다. 

이때 고객이 반납하지 않은 스마트폰은 분실처리된다는 점에서 고객이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분실보험과 사실상 같은 상품이 아니냐는 비판이 통신업계에서 제기된다.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 가입자가 반납하지 않은 스마트폰은 분실처리돼 중고폰으로도 판매하지 못한다. 

분실보험은 보험사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이와 달리 LG유플러스의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는 휴대폰케어 전문기업인 볼트테크코리아와 협업해 직접 판매하는 부가서비스여서 보험업법 위반 논란이 이는 것이다.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는 고객이 내야 하는 월이용료도 분실보험과 비슷한 수준이다.

LG유플러스의 스마트폰 분실보험에서 가장 고가상품의 월이용료는 8900원이고 가입기간은 36개월이다. 고객이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때 LG유플러스는 분실보험에 가입한 모델로 새 스마트폰을 보상해 주는 대신 고객은 해당 스마트폰 출고가의 23%를 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내 가장 고가서비스의 월이용료는 1만90원이며 가입기간은 24개월이다. 고객은 중고 스마트폰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반납하지 않는 스마트폰으로 요금제에 가입했을 때 기준 스마트폰 출고가의 25%를 고객부담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는 명확하게 손실을 보장받는 분실보험이 아니면서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부가서비스인 만큼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 취약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LG유플러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에 관한 법적 책임은 볼트테크코리아에 있다고 명시해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와 관련한 법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접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분실보험과 비교해 고객 보호에서는 취약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를 통해 분실보험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를 거쳐야 하는 분실보험은 판매 수익이 대부분 보험사로 돌아가는 반면 부가서비스는 통신사가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며 "LG유플러스와 볼트테크코리아 사이 수익정산비율은 알 수 없지만 LG유플러스의 몫이 더 클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LG유플러스는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가 고객이 분실했을 뿐만 아니라 취향 변경 등의 사유가 발생해도 중고 스마트폰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보험사를 통해 이뤄지는 분실보험과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는 분실이라는 위험 보장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소비자가 요청하면 스마트폰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보험상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는 고객 선택권을 높이기 위한 부가서비스여서 보험사를 통해서만 판매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LG유플러스는 기존 맘대로 폰교체 상품에서 스마트폰을 반납해야 한다는 조건을 없애는 대신 맘대로 폰교체 플러스는 가입 조건에 따라 월 사용료를 30~50%가량 올렸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