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으로부터 3조5천억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잠정적으로 승인받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현대중공업에서 5월 제출한 자구안을 잠정적으로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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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이 마련한 자구안 규모는 3조5천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비핵심자산 매각, 경영합리화 노력, 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2018년까지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3월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34%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은 경영합리화 방안으로 생산직을 포함한 전체 인원의 10%, 약 3천여 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자구안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휴일·연장근무도 폐지해 인건비 절감에 나서는 방안도 담겼다. 이렇게 되면 현대중공업 임직원의 월급이 평균 2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매각설이 나돌았던 하이투자증권을 올해 안에 매각하고 비조선부문을 분사해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하기로 하나은행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5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사 지분 매각과 비조선부문 분사를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는데 이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이 매각되면 현대중공업이 5천억 원 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을 통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유상증자를 포함해 모두 1조2천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다.
현대중공업이 채권단에 구조조정 의지를 보이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하이투자증권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동안 사전기업공개(프리IPO)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됐던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자구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등 채권단은 7월 중순까지 현대중공업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큰 문제가 없으면 자구안을 최종 승인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