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글로벌 TV 수요 감소 영향으로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7년 만에 VS(전장) 사업은 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주력 사업으로서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022년 6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2에 참석해 LG전자 전시부스를 찾아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 LG전자 > |
LG전자는 2분기 시장기대치에 못 미친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TV 매출이 포스트 코로나19에 따른 일상 회복 본격화 및 TV 시청시간 축소 등의 영향으로 역성장했다고 밝혔다.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는 주요 매출처였던 유럽의 수요 부진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며 유럽에서 TV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급감한 것이다.
유럽은 2021년 기준 LG전자 총 TV 출하량의 33%, 올레드TV 출하량의 48%를 차지했던 지역이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하락하는 등 일부 원가 개선 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도 악화됐다.
가전(H&A)사업은 매출이 증가했다.
주요 시장의 물가인상 심화, 금리인상 추세 및 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가전 수요는 전반적으로 둔화됐으나 북미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매출 증가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다만 원재료 구매가격 상승, 해상운임 등 물류비 상승의 부담 지속, 경쟁 심화 대응 및 적정 유통 재고 수준 관리를 위한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다소 악화됐다.
하반기에도 TV와 가전은 영업환경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북미를 중심으로 한 수요가 양호했으나 최근 금리 인상과 더불어 주택 지표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주택 지표는 가전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표 성격을 갖고 있는데 6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주택시장지수는 67까지 빠졌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2년 사이 최저 수준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 TV 등 주로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의 영역은 걱정스럽다”며 “LG전자의 단기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2분기 LG전자 전장사업은 7년 만에 분기 기준 영업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G전자 전장부문은 2016년 1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25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드디어 적자 늪에서 벗어난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업체의 생산차질이 다소 완화됐고 효과적인 공급망 관리를 기반으로 추가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속적인 원가구조 개선 노력도 흑자전환에 일조했다.
LG전자는 완성차업체와 협의를 통한 자동차 부품 판매가격 인상 등을 통해 3분기에도 흑자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장사업 흑자전환은 LG전자 주가 반등의 요인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전자 전장사업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이 완화되고 인포테인먼트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수주의 질이 좋아졌다”며 “2분기 흑자전환은 물론 하반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