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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통합에 들어갈 뜻을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통합하고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데 따른 것이다. 김 회장은 이미 외환은행 카드 분사로 하나카드와 연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김정태 회장은 3일 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이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금 당장 통합한다는 게 아니라,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라는 것"이라며 "나 혼자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두 은행의 행장, 직원, 이사회와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지난주 중국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등을 방문해 귀국하자마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점을 확인하고 조기통합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인도네시아의 통합을 보고 나니까 이제 (국내에서도)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인도네시아는) 통합 후 성적이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통합법인은 하나금융그룹 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첫 통합사례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3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 통합 법인인 'PT 뱅크 KEB 하나(PT Bank KEB Hana)'를 출범시켰다. 총자산 14조6천억 루피아(한화 약 1조2590억 원), 자기자본 2조7천억 루피아(한화 약 2350억 원) 규모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2월 통합 전과 6월을 비교하면 자산은 13%, 예금은 10% 늘었고 연말까지 대출은 55%, 예수금은 44% 증가했다.
권오훈 하나금융 전무는 "외환은행 인도네이사 법인은 한국기업 위주로, 하나은행은 현지기업과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자금조달면과 소매판매 면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자금조달에서 상호보완해주기 때문에 과거 따로 떨어져 있을 때보다 훨씬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5월 외환은행의 카드 분사와 외환카드 신용카드업 예비인가를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았다. 하나금융은 외환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한 뒤 기존 계열사인 하나SK카드와 연내 합병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당시 “일단은 외환카드의 분사가 1차 목적이고 분사를 한 뒤 통합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 동안 독립경영을 보장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두 은행의 조기통합이 효율성 측면에서 이득이 더 크다고 본다. 이런 김 회장의 소신은 외환은행의 5년 독립경영 유지를 강조한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과 갈등을 빚었다. 이런 갈등 탓에 윤 전 은행장은 지난 3월 퇴임하고 김한조 은행장이 새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인도네시아법인 통합에 이어 오는 9월 중국에서도 두 은행을 하나로 합치기로 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를 비롯해 일부 야당 의원들은 외환은행 조기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명숙 의원 등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의견서를 내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합병할 당시 노사정은 5년 동안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런 합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