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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만난 인텔 CEO, 미국정부 삼성전자 투자 지원에 '대변인' 역할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6-29 11: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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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만난 인텔 CEO, 미국정부 삼성전자 투자 지원에 '대변인' 역할
▲ 팻 겔싱어 인텔 CEO.
[비즈니스포스트]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인텔에 이어 미국에 반도체공장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 및 대만 TSMC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들 기업에 미국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의회에서 계류되고 있는 반도체 지원법 통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설득력을 얻기 위해 해외 반도체기업에도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CNBC에 따르면 겔싱어 CEO는 현지시각으로 28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텔은 삼성전자나 TSMC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대만, 일본과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TSMC의 미국 반도체공장 투자 계획과 관련해 언급하면서 미국정부가 이들 기업에도 충분한 지원을 제공해 미국 내 반도체산업 활성화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겔싱어는 “전 세계 주요 기업의 CEO들과 모두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이들은 모두 충분한 경제적 인센티브가 있다면 미국에 공장 투자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겔싱어가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과 회동을 진행하고 대만을 찾아 TSMC 경영진도 만난 일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국이 이런 기업들의 투자에 힘입어 세계 반도체산업에서 리더십을 확보할 기회를 맞고 있지만 의회에서 반도체 지원법이 계류 상태에 놓인 상황이 우려된다는 말을 전했다.

인텔은 최근 공식성명을 통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하려던 200억 달러(약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공장 투자 계획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정부에서 추진하는 52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안이 장기간 의회에서 계류되고 8월이 되면 자동적으로 폐기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겔싱어는 “8월 이전에 반드시 법안 도입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며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약 22조 원)를 들여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신설을 결정했고 TSMC도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새 반도체공장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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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이들이 미국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투자계획을 발표했던 만큼 의회에서 반도체 지원법 통과가 무산된다면 인텔을 뒤따라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계획을 늦출 가능성이 떠오른다.

겔싱어가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앞세워 강조하면서 인텔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TSMC를 대상으로 한 지원 필요성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TSMC 이사회에 참여하는 장관급 인사인 궁민신 대만 국가발전위원회 위원도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TSMC의 투자는 미국정부의 반도체 지원법과 관련한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외교적 관계 및 반도체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이나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가 미국정부 또는 의회를 겨냥해 이들과 같이 목소리를 내는 일은 쉽지 않다.

겔싱어가 적극적으로 삼성전자의 입장을 앞세워 미국정부의 투자 지원 필요성을 설득하는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과 겔싱어가 앞으로 삼성전자와 인텔의 폭넓은 반도체사업 협력관계 구축을 약속한 데 따른 중요한 성과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겔싱어는 미국언론과 인터뷰에서 인텔이 삼성전자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반도체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정부 지원이 미국 반도체기업에 집중돼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의회에서 반도체 지원법안이 통과될 수 있는 시한이 얼마 남지 않으면서 시간이 촉박해지자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삼성전자와 TSMC의 입장도 앞세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과 삼성전자, TSMC의 미국 반도체공장 투자가 모두 반도체 지원법 통과 여부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설득한다면 의회도 이를 무시하기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겔싱어는 미국 의회의 반도체 지원법 통과 지연으로 인텔을 비롯한 반도체기업이 유럽 등에 생산기지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는 미국에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최근 독일에 2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중장기적으로 투자 규모가 1천억 달러(약 129조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인텔이 유럽에 무리한 수준의 투자 계획을 내놓은 점을 두고 미국정부와 의회의 반도체 지원법 통과 가속화를 자극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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