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수출 상황이 하반기에도 불부명한 대외여건 탓에 나아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3일 “미국, 중국, 유로의 제조업 생산활동은 지난해 말부터 빠르게 둔화한 상황”이라며 “대외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이 불투명하고 상황 반전 요인을 찾기 어려운 만큼 향후 한국의 수출 모멘텀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한국 수출은 6월 들어 20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감소했다. 조업일수 영향이 있지만 20일까지 수출이 전년대비 기준 감소한 것은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파악됐다.
수출 상황을 지역별로 살펴봐면 중국(-6.8%), 미국(-2.1%), 유럽연합(-5.3%) 등 주요시장을 향한 수출이 전반적으로 줄었다.
종목별로 살펴봐도 주력수출 제품 가운데 반도체(1.9%)를 제외하고 승용차(-23.5%), 무선통신기기(-23.5%), 철강제품(-6.1%) 등 다수 상품의 수출이 감소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반전 여지는 존재하지만 근본적 대외 수요 환경에 대해서는 의문이다”며 “내구재 중심으로 확산했던 이연 수요가 사실상 끝난 상황에서 원가상승에 따른 생산 감소,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위축 등으로 대외 환경이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높은 물가상승을 겪고 있는 미국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1년 뒤 실질소득 감소를 예상하는 부정적 의견이 물가상승이 본격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며 “자동차, 가전 등 가정용 대형 내구재를 소비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의견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보다 높은 수준에 있다”고 파악했다.
그는 “실질소득 감소는 가계소비 감소뿐 아니라 기업의 공급활동까지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기업의 공급활동 감소는 결국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와 자본재 수요 감소로 연결되는데 이는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