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브랜드 강화, 차별화된 설계를 바탕으로 핵심지역 랜드마크사업을 수주하겠다”며 “특히 포스코건설이 선도하는 리모델링 분야에 박차를 가해 리모델링은 포스코건설 더샵이라는 각인을 남기겠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이런 다짐을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초 '1기 신도시 수주 추진반'을 신설했다. 지난 5월24일 서울 강남 더샵갤러리에 리모델링 전용 견본주택을 열어 고객들이 직접 리모델링 아파트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새 정부 들어 1기 신도시 아파트 단지에서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흐름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도 지난 5월30일 1기 신도시 재정비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1기 신도시 정책 방향을 검토하기로 해 도시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기 신도시는 1989년 5월 부동산 가격 안정과 주택난 해소를 위해 건설 계획이 발표했으며 1992년 입주가 끝났다. 분당에는 9만6천 세대, 일산 6만9천 세대, 평촌과 산본 각각 4만2천 세대, 중동 4만1400세대 등의 아파트가 들어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1기 신도시 재개발·재건축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새 정부 출범 뒤 구체적 지원책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용적율 상향 등이 거론됐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도 나온다. 이에 그 대안으로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5월까지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마친 전국 아파트 단지는 124곳(10만789세대)으로 지난해 5월보다 72%, 2020년과 비교해 110% 급증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4년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리고 본격적으로 리모델링시장에 참여했다.
그 뒤 25곳의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해 누적 4조6천억 원의 수주를 거뒀다. 2014년부터 올해 1월까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리모델링 수주를 해낸 것으로 파악된다.
2014년 6월 경기 분당 매화마을 1단지(638세대)로 사업 시작을 알렸고 2015년 12월 따낸 개포 우성9차아파트(현 개포 더샵트리에, 232세대)를 2021년 12월 준공해 처음으로 리모델링사업을 매듭지었다.
앞으로 늘어날 리모델링 수주전에서 준공 경험은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준공 경험을 지닌 건설사는 쌍용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건물의 뼈대를 남긴 채로 공사를 진행해 난도가 높다. 해당 아파트의 상황에 맞는 공사 접근방법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경험이 풍부한 회사가 유리하다.
한 사장은 포스코건설의 리모델링 역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남산타운 리모델링사업설명회를 가장 빠르게 열며 적극적으로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전체 5150세대 가운데 임대세대를 제외한 3116세대가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건설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상 공사비는 1조 원 수준이다.
또한 포스코건설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극신’(우성2·3차, 극동, 신동아4차) 단지 수주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합 4379세대에서 5054세대의 단지로 탄생될 예정으로 공사비는 1조5천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장은 올해도 도시정비 신규수주 상당부분을 리모델링으로 채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4조213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달성하며 3위에 올랐는데 이 가운데 1조3923억 원을 리모델링으로 채웠다.
포스코건설은 경남 창원 토월그랜드타운(7189세대, 예상 공사비 2조 원대), 경기 한가람신라아파트(1228세대) 리모델링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수주가 유력하다.
성원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사업은 현재까지 최대 규모 리모델링사업으로 꼽힌다. 포스코건설은 주간사로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에 나섰다. GS건설이 빠졌지만 코오롱글로벌이 새로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포스코건설은 경기 벽적골주공8단지 리모델링(1656세대)사업 수주도 유력하다. 포스코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함에 따라 조합은 6월 중순 회의를 열고 포스코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할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이 리모델링사업을 두고 수주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리모델링사업은 시공사의 역량과 수행경험이 성공을 판가름하는 만큼 차별화한 역량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