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비공개로 만나 최근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1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7시30분경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 총재를 만났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은행>
두 사람은 미국 물가가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데 따라 회동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안정을 위해 이번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는 나빠지고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8.6% 상승해 1981년 12월 뒤로 4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원 오른 1286.4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54포인트 떨어진 2492.97에 장을 끝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추 부총리와 이 총재의 만남이 한국은행의 통화안정증권 발행 축소, 국고채 단순매입 확대, 서울환시 안정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경제 및 금융 상황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와 함께 최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위험요인을 점검했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 경제 상황을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감원·국금센터 등과의 비상대응체계를 통해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시장 불안에 대비한 시장 안정화 조치가 필요할 때 제때 작동할 수 있도록 관련 대응 조치들을 사전에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할 때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최근 국제금융 시장 상황 변화가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둔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으며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며 “연방준비제도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는 데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말했다.
이어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할 때 시장 안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