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과 산업은행 노조의 산업은행 본점 부산이전을 두고 벌이는 대치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산업은행 안팎에 따르면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부산이전에 반대하는 무기한 철야농성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강 회장과 노조의 갈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연일 투쟁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8일 강 회장이 산업은행 회장으로 임명됐을 때부터 출근 저지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강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산업은행 본점에 들어서 보지도 못한 채 다른 장소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13일에는 투쟁 대상을 정부로 넓히는 ‘대정부 투쟁 선포식’까지 열었다.
이날 산업은행 노조는 정부와 강 회장이 산업은행을 지방으로 옮기겠다는 의사를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조윤승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대정부 투쟁 선포식에서 “국가를 망칠 산업은행의 지방이전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과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산업은행 지방이전과 관련된 해결방안을 당장 찾기는 쉽지 않다.
산업은행의 부산이전이 국정과제의 하나로 추진되는 상황에서 강 회장이 산업은행 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라 정부를 상대로 반대하는 의사를 내놓기는 어렵다.
산업은행 노동조합도 지방이전이 산업은행 인력의 이탈을 불러오고 경쟁력을 훼손시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이전 반대를 철회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강 회장과 산업은행 노동조합의 대치가 장기화되면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타협할 여지는 남아 있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 수장으로 임명된 이상 산업은행 구성원들의 반대 목소리를 마냥 외면하며 정부의 입장만을 대변하기는 힘들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 노동조합의 반대의견을 대통령이나 정부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는 뜻을 내놓고 출근 저지 시위를 푸는 협상에 나설 수 있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출근 저지 시위를 벌이자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및 조윤승 산업은행 노조위원장과 각각 대화를 하며 출근 저지 시위를 풀기위한 시도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 노동조합도 대치 상황이 지속될수록 여론이 안 좋아질 수 있다는 문제와 마주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대우조선해양과 쌍용차 매각이라는 산업은행의 굵직한 현안을 제쳐두고 산업은행 직원 자신들의 근무와 관련된 문제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강 회장은 산업은행 노동조합과 물밑에서 대화를 계속 하고 있다”면서도 “타협 가능성에 관해 말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