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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빨로맨스'의 스마트가구, 노재근의 코아스가 만든 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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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재근 코아스 대표이사 회장. |
사무실 문이 자동으로 열리면 파스텔 색조의 가구들이 자유롭게 배치돼 있다. 야외 수영장에서나 볼 법한 통슬라이더가 실내 한복판을 차지하고 소형 드론도 사람 눈높이에서 떠다닌다.
자리에 앉으면 의자 높이가 자동으로 조절되고 책상도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이라도 갖춘 듯 이리저리 옮길 수 있다.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운빨로맨스’의 한 장면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게임회사 창업자인 IT업계 천재 CEO가 주인공이다보니 그가 등장하는 배경이 예사롭지 않다.
주인공 제수호가 일하는 ‘제제팩토리’ 사무실은 첨단 IT회사답게 스마트가구들이 등장한다. 그의 움직임을 따라 자동문이 열리면 사무실 안쪽에서 또 하나의 개인공간이 펼쳐진다. 아무것도 없는 듯 보였던 벽면 쪽으로 그가 향하자 널찍한 침대가 돌출해 나오기도 한다.
국내 드라마에서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스마트가구가 일상적 풍경으로 성큼 들어온 것이다.
이 드라마에 사무용가구를 협찬한 곳은 중견 가구업체 ‘코아스’다. 신형 전동식 높이 조절 데스크와 사무용 V6시리즈, 사무용의자 TALK 등을 협찬했다. 데스크 상판은 충격방지 시스템을 갖췄고 PC 등 연결기기의 전원이 꺼지면 전원이 자동으로 차단되는 기능도 들어있다.
코아스는 사무용 스마트가구를 선도한다. 스마트가구란 기존의 가구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것을 가리킨다. 가구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첨단 기능과 참신한 디자인을 가미한 제품군이다.
가구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최근 스마트가구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뜨고 있다. 토종 가구업계를 대표하는 한샘이나 콧대 높기로 유명한 이케아도 스마트가구를 잇달아 출시하며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케아는 최근 스마트폰을 올려놓기만 하면 무선 충전이 가능한 가구 시리즈를 선보였다. 한샘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2월 한샘매직미러를 내놓기도 했다. 사물인터넷기술을 이용해 피부 측정이 가능한 제품이다. 리바트도 지난해 SK텔레콤과 함께 주방가구에 통화와 검색 등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주방가구를 출시했다.
사무용 스마트가구 시장경쟁도 생활가구 못지않게 뜨거워지고 있다. 퍼시스는 사무실 회의테이블에 모니터와 IT기기 등 장비활용을 지원하는 시스템 가구 ‘비콘’을 내놨다.
코아스도 사무용 가구업계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아스는 1984년 한국OA시스템이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사무자동화를 일컫는 사명처럼 사무용 가구에 사무자동화란 당시만 해도 생소한 개념을 접목했다.
코아스는 사무용가구가 주력인 B2B기업이다보니 대중들에게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느덧 30년을 넘긴 중견 가구업체로 성장했다. 이 회사를 세운 노재근(69) 회장은 사무용가구업계에서 한발 앞선 혁신을 주도해온 인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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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빨로맨스'의 스마트가구, 노재근의 코아스가 만든 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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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운빨로맨스'에 협찬한 코아스의 사무용 가구. |
노 회장은 4월19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뽑은 ‘이달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에 선정됐다. 사무자동화 시스템 가구를 도입해 현대적 사무환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노 회장은 대학에서 기계공학과를 전공한 공학도 출신이다. 1980년대 대기업 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는데 해외출장에서 외국의 사무용 가구와 환경을 보고 가구회사 창업을 결심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회사를 그만둔 뒤 서울 당산동에서 100평짜리 건물을 빌려 코아스의 전신인 한국OA시스템을 차린 것을 시작으로 가구업계에서 30년 외길을 걸었다. 또 7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왕성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 회장은 가구회사를 이끌면서도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코아스는 55건 특허 등 90건 가량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코아스가 스마트가구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된 비결이다.
코아스는 국내 가구업계에서 최초로 무선충전기 장착 제품을 상용화했다. 올해 들어서는 사용자의 체형에 따라 자유롭게 조절이 가능한 의자 시리즈 ‘토크(TALK)’, 다양한 기능을 적용한 데스크 등이 포함된 ‘FIT 시리즈’도 출시했다.
코아스는 신형 전동식 높이조절 데스크, 회의실의 목적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는 영상회의시스템 등 신제품도 올해 안에 내놓는다.
코아스는 2014년 기준으로 사무용가구시장에서 점유율 23%로 퍼시스, 리바트, 보루네오와 함께 4대 메이저업체로 손꼽힌다.
2015년에 매출 965억 원을 올렸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매출 1천억 원 돌파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
코아스는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6년 500만 불 수출탑을 달성했으며 중국과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현재 미국, 중국, 동남아, 중동 등 세계 3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노 회장은 “미래의 코아스는 사무용가구 전문기업이 아닌 사무환경의 트렌드를 이끄는 솔루션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제 세계를 무대로 경쟁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