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간의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출장길에서 이 부회장은 첨단 반도체 장비 조달, 통신장비 납품 등 일상적 경영뿐 아니라 인수합병 대상도 물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부회장은 7일 김포공항에서 전세기편을 이용해 유럽으로 떠났다. 18일까지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3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 출장 일정과 계획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부회장은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만 대답했다.
이 부 회장이 출장을 떠난 이날은 공교롭게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29년 전인 1993년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며 삼성 신경영을 선언한 날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에 있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조달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업체다.
연간 생산 물량이 50대 안팎으로 제한된 EUV 노광장비를 차질없이 확보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앞서 2020년 10월에도 이 부회장은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이 부회장은 대규모 5G 통신장비 수주 활동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버라이즌 등 북미 지역의 이동통신사로부터 삼성전자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수주를 이끌었는데 유럽 지역에서도 현지 이동통신사를 대상으로 수주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유럽 1위 이동통신사 '보다폰'과 협력해 유럽에서 첫 5G 장비를 개통했는데 이를 계기로 유럽 통신 장비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M&A)이 이번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을 계기로 구체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대상으로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독일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해 12월 중동 출장 이후 6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된 뒤 같은 해 11월과 12월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다녀왔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