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에코플랜트가 대전 법동2구역 재건축사업을 놓고 한화건설과 정면대결을 펼친다.
SK에코플랜트와 한화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사업을 수주해 한 발짝 달아나려 한다.
대전 법동2구역 재건축사업 조합은 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연다고 밝혔다. 입찰에는 SK에코플랜트와 한화건설이 참여해 2파전이 형성됐다.
법동 2구역 재건축은 대전시 대덕구 법동 281번지 일대에 지하2층~지상23층 아파트 666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박 사장에게 법동2구역 수주는 올해 7월 발표되는 2022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0위 자리를 지킬지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기준으로 10위에 올라 있어 11위 한화건설에 바짝 쫓기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제는 국토교통부에서 공사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건설사의 시공능력을 금액으로 환산해 순위를 매기는 제도로 매년 7월 공시한다.
이 제도는 발주처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으로 조달청에서 등급별 유자격자명부의 근거로 활용하기도 한다.
유자격자명부 제도는 발주할 공사를 규모별로 유형화해 일정 등급 이상 등록자에게 입찰참가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각 건설사는 시공능력 순위에 따라 등급을 받는다.
특히 '10대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 10위까지 건설사를 말하는데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재개발·재건축 등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실제 서울뿐 아니라 전국 광역시의 주요 도시정비사업에는 10대 건설사가 아니면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19년에 11위로 잠시 밀려난 것을 제외하면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화건설보다 순위가 떨어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박 사장은 올해 2월 플랜트사업의 일부를 떼어내 물적분할한 뒤 사모펀드에 지분 50.01%를 매각했다. 덩치가 줄어든 만큼 시공능력평가에서 불이익을 보게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도시정비사업에서 4263억 원을 수주하는 데 그치며 중견건설사인 코오롱글로벌, 쌍용건설보다도 실적이 부진했다.
반면 한화건설은 2019년부터 복합개발에서 조 단위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며 이 분야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건설은 2019년 7월 사업비 2조 원에 이르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을 수주했다. 2020년 7월에는 사업비 9천억 원 규모의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을, 2021년 6월에는 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도 주관사로 따냈다.
또한 사업비 2조1672억 원 규모의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사업을 두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법동2구역 재건축사업이 중형 규모에 불과하지만 박 사장으로서는 꼭 시공권을 가져와야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맞붙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택분야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한화건설보다 우위라고 평가할 만하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월 인천 뉴서울아파트 재건축(1201억)을 시작으로 5월까지 4425억 원을 수주하며 지난해 실적을 이미 뛰어넘었다.
게다가 박 사장은 주택사업에 다시 힘을 실어주기 위해 올해 초 리모델링 사업부를 신설했다.
SK에코플랜트는 리모델링 강자인 쌍용건설과 손잡고 도전한 인천 부개주공2단지 리모델링사업을 5월 수주하며 리모델링분야에서 첫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이에 반해 한화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아직까지 수주실적이 없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주택건축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을 바탕으로 이번 대전 법동2구역 재건축사업 수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