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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스타벅스 '팬'이 속상한 이유, '변심' 때문인가 오해인가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6-02 16: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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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스타벅스 '팬'이 속상한 이유, '변심' 때문인가 오해인가
▲ 스타벅스 매장에 붙어있는 홍보문구.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좋아하는 걸 좋아해.”

최근 스타벅스에 방문하면 볼 수 있는 문구입니다. 이 문구에 소비자들을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구리다는 거죠. 

'스타벅스가 변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생겼습니다. 시쳇말 '간지'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게다가 매번 ‘오픈런’ 대란을 일으켰던 스타벅스가 여름과 겨울마다 내놓는 굿즈(기획상품)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국내 커피전문점 매출 기준 1위인 스타벅스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시선까지 나오는데요.

일부 소비자들이 스타벅스에 불만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그동안 스타벅스가 벌여왔던 마케팅과 관련이 있습니다. 

◆ 스타벅스의 ‘공간’ 마케팅

스타벅스가 고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으며 국내 커피전문점 매출 1위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단순히 커피 맛 때문만은 아닙니다. 

스타벅스는 마케팅 전략으로 ‘공간’을 활용해왔습니다. 매장을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편하게 시간을 보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지요.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몇몇 특화매장을 제외하면 통유리로 된 외벽, 원목 느낌의 의자, 흰색과 갈색, 초록색이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 재즈음악 등을 통해서 매장의 분위기를 일관되게 지켜왔습니다. 

스타벅스는 매장을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음료나 음식을 구매하지 않는 고객에게도 매장 이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공간 마케팅은 시애틀의 작은 커피점이었던 스타벅스를 세계적인 커피전문점으로 키워낸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으로 세계 모든 매장에 적용됩니다. 

이같은 스타벅스의 공간 마케팅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제대로 먹혔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에 가는 이유로 “스타벅스 특유의 모던함이 느껴지는 공간을 누리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1674개의 매장(2022년 1분기 말 기준)을 열고 매출 기준 1위 커피전문점이 된 데에는 이같은 마케팅이 큰 기여를 한 것이죠. 

하지만 스타벅스 매장에 올해 3월 홍보문구인 ‘좋아하는 걸 좋아해’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문구를 두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스타벅스가 변했다”, “유치하다”, "모던함이 사라졌다", “한국화됐다”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스타벅스가 최근 바뀌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홍보문구 때문만은 아닙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신분당선 신분당역으로 환승하는 지하 연결통로에 ‘강남역신분당역사점’을 열었습니다. 

이를 두고도 일부 소비자들은 그동안 스타벅스가 전개해왔던 공간 마케팅과 맞지 않는 매장이라며 스타벅스의 '변심'을 지적했습니다. 

스타벅스가 여름과 겨울, 일년에 2번 내놓는 프리퀀시 굿즈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옵니다. 스타벅스가 굿즈를 출시할 때마다 매장 앞에 기다란 줄을 만들어내며 ‘오픈런 대란’을 일으켰지만 올해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백브리핑] 스타벅스 '팬'이 속상한 이유, '변심' 때문인가 오해인가
▲ SSG닷컴과 지마켓, 옥션에서 판매하는 '스타벅스 22 서머 e-프리퀀시' 굿즈 홍보 포스터. <지마켓글로벌>
◆ 스타벅스의 변화는 ‘이마트’때문? 

스타벅스 변화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받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최대주주 이마트입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기존에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SCI)이 지분을 각각 50%씩 들고 있던 합작회사였습니다. 

그러다 2021년 7월 이마트가 4742억 원을 들여 지분 17.5%를 추가로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이마트의 지분이 50%가 넘어가면서 이마트의 종속회사가 됐고요. 이후 스타벅스코리아는 법인명을 ‘SCK컴퍼니’로 바꿨습니다. 

이마트가 SCK컴퍼니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스타벅스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은 지난달 출시한 통합 멤버십 혜택으로 스타벅스 음료 사이즈업 2회 무료 쿠폰, 스타벅스 상품 전용딜 쿠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스타벅스는 온라인을 통해 여름·겨울 프리퀀시 굿즈를 판매해왔는데 올해 여름 프리퀀시 굿즈부터는 통합 멤버십 가입자들에게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스타벅스는 신세계그룹의 야구단인 SSG랜더스의 홈구장인 인천 문학구장에 매장을 내고 문학구장 특화 굿즈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800만 명에 이르는 스타벅스 멤버십 회원의 팬심을 '신세계 유니버스'로 끌어오기 위한 이마트의 마케팅 전략인 셈이죠.

소비자들이 이마트가 SCK컴퍼니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쓱타벅스가 됐다'며 불만을 내놓는 이유기도 합니다. 

◆ "변한 건 없다", '억울한' SCK컴퍼니

SCK컴퍼니는 이마트 때문에 스타벅스가 변했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과 관련해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마트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기존과 같이 스타벅스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고 있으며 운영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항변합니다. 

‘좋아하는 걸 좋아해’라는 홍보문구는 국내 스타벅스에 처음으로 등장한 한국어로 된 홍보문구입니다.

지난해부터 스타벅스가 진행하고 있는 중장기 브랜드 캠페인 'FIND YOUR TASTE(당신의 취향을 찾아)'의 하나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더 직관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한국어로 된 홍보문구를 기획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스타벅스코리아가 영어로 된 홍보문구를 써왔던 것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에게는 낯선 모습이죠. 

테이크아웃 매장도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 스타벅스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형태의 매장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국 스타벅스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며 북미에서 최대 600개의 점포를 없애고 테이크아웃 위주의 매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패트릭 그리스머 스타벅스 총괄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당시 이같은 방침을 밝히며 “테이크아웃 위주의 스타벅스 매장을 확대하는 계획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추진된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스타벅스도 상권과 이용 고객 특성에 맞춰 테이크아웃 매장을 열고 있는데 국내 최초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은 2016년 1월 문을 연 인천공항중앙점입니다. 

더 이상 굿즈를 사기 위해 줄을 서지 않는 것은 인기 하락이기 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예약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SCK컴퍼니 관계자는 “이번 프리퀀시 행사는 온라인 예약제를 도입한 이후 3회째 맞는 행사다”며 “지난해 온라인 예약제를 처음 도입했을 때는 매장에서 관련 문의가 많았다면 올해는 예약제에 익숙해진 고객이 많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5월10일 온라인을 통한 굿즈 증정품 예약을 시작한 이후 예약률은 지난해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닌 셈입니다. 

◆ 스타벅스의 변화, 결국 실적으로 보여줘야 

그렇다면 이같은 스타벅스의 변화가 스타벅스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요? 이는 실적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이마트 종속회사가 된 이후 SCK컴퍼니로 이름을 바꾼 첫 해인 2021년을 보면 2020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습니다. 

SCK컴퍼니는 2021년 개별기준으로 매출 2조3856억 원, 영업이익 2393억 원, 순이익 2054억 원을 거뒀습니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23.7%, 영업이익은 45.6%, 순이익은 106% 늘었습니다. 

다만 올해 1분기 SCK컴퍼니는 매출 6021억 원, 영업이익은 290억 원을 냈습니다. 2021년 4분기에는 매출 6583억 원, 영업이익 575억 원을 봤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실적은 다소 후퇴했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유통업계는 4분기가 연말 특수 등에 영향을 받아 매출이 가장 높은 시기라는 점, 지난해 4분기보다 올해 1분기에 환율과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데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후퇴는 외부적인 요인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됩니다. 
 
스타벅스의 점포수는 1분기 동안 소폭 상승했습니다. 2022년 3월 말 기준으로 전국 스타벅스 점포는 1674개입니다. 2021년 말 기준 점포수 1639개였던 것과 비교해 35개가 늘었습니다. 

물론 이마트의 종속회사로 편입된 시기가 2021년 4분기이고 최근 소비자들이 느끼고 있는 변화가 나타난 시기가 올해 1분기부터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스타벅스의 변화가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은 2022년 실적이 발표되는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4분기에 스타벅스가 이마트의 종속회사가 된 지 1년이 되기 때문이죠.

소비자들은 과연 '변심'한 스타벅스에 계속 지갑을 열고 있을까요? SCK컴퍼니의 항변처럼 진짜 '억울함'일지, 아니면 '변명'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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