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투자신탁사, 연기금 등 국내 자본시장을 이끄는 다양한 법인형태의 투자자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주식시장의 근간이 되는 기업공개시장을 지배할 뿐 아니라 누구보다 정보를 빠르게 잡아 투자에 활용하죠.
자금력도 막강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규모만도 165조8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사고 이 종목을 팔았는데, 기관투자자들은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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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장중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기관투자자가 2거래일째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어 네이버, LG화학 순서로 많이 샀다.
반면 삼성SDI와 HMM, 팬오션, 현대중공업 등 해운주는 팔았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30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82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5860억 원어치를 사고 5036억 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80%(1200원) 오른 6만7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4.03% 급등과 증권업계의 실적개선 전망에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낸드플래시 가격 인상과 디스플레이(DP)부문에서 고객사 보조금 지급,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개선될 것"이라며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7조1170억 원, 영업이익 15조151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21.11%, 영업이익은 33.87% 증가하는 수준이다.
앞서 기관투자자는 직전 거래일인 27일에도 국내증시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바 있다.
기관투자자가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네이버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네이버 주식을 621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896억 원가량을 매수하고 275억 원가량을 매도했다.
네이버는 직전 거래일 미국 나스닥 지수의 3.33% 급등에 힘입어 이날 주가가 4.07%(1만1천 원) 오른 28만1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투자자 순매수 3위는 LG화학이 차지했다. 기관투자자는 629억 원어치를 사고 239억 원어치를 팔며 LG화학 주식을 모두 39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19일부터 8거래일 연속으로 LG화학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기관투자자 순매수 4위에 올랐다. 기관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168억 원가량 사들였다.
직전 거래일 기관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456억 원 규모 순매도하며 국내증시에서 가장 많이 내다팔았는데 이날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 밖에 엘앤에프(164억 원), 삼성전기(153억 원), 롯데케미칼(144억 원), 카카오(137억 원), 한화솔루션(128억 원) 등이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들었다.
반면 기관투자자가 이날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SDI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삼성SDI 주식을 447억 원어치 사고 682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235억 원으로 집계됐다.
미국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이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 삼성SDI의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며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기존 93만 원에서 48만 원으로 크게 하향했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삼성SDI 주가는 전날보다 1.53%(9천 원) 내린 58만1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SDI에 이어 기관투자자는 해운주를 팔아치웠다. HMM, 팬오션, 현대중공업은 기관투자자 순매도 상위 종목 2, 3, 4위를 각각 차지했다.
해상운임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여겨진다.
직전 거래일인 27일 기준 발틱운임지수(BDI)는 2681포인트로 전주 대비 20% 하락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항만 적체가 증가하고 있으나 신규 화물도 동반 감소하고 있어 항만 적체에도 운임 반등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최근 스팟 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7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4175.35로 나타났다.
이에 기관투자자는 HMM주식을 74억 원어치 사고 263억 원어치 팔며 모두 18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팬오션 주식을 67억 원가량 사고 210억 원가량 팔며 143억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이어 현대중공업 주식은 6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22억 원어치를 매수하고 92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30일 이들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내렸다. 직전 거래일과 비교해 HMM 주가는 5.33%, 팬오션 주가는 7.05%, 현대중공업 주가는 2.85% 각각 하락 마감했다.
기관투자자 순매도 상위 종목 5위에는 현대글로비스가 이름을 올렸다. 기관투자자는 모두 57억 원가량의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선희 기자
▲ 30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