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신형 말리부를 출고하기 시작하면서 신형 말리부와 SM6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신형 말리부와 SM6는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의 올해 실적을 판가름할 주력 차종이다. 두 차종의 판매 대결은 김제임스 한국GM 사장과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의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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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임스 한국GM 사장. |
한국GM은 20일부터 서울과 부산에서 신형 말리부의 대규모 판촉행사를 진행한다. 수백 명의 고객을 초청해 직접 말리부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한국GM은 5월 중순부터 500대 이상의 신형 말리부를 전국 전시장에 배치해 시승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GM은 신형 말리부로 중형세단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물량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다.
자동차업계는 신형 말리부와 SM6의 대결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두 회사는 서로에게 큰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박동훈 사장은 최근 “신형 말리부는 SM6와 전혀 다른 차”라며 신형 말리부의 흥행이 SM6 판매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보수적이던 국내 중형세단시장에 두달 간격으로 나온 두 차종의 비교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신차를 내놓으며 합리적 가격대와 기존 중형세단과 다르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SM6와 신형 말리부는 각각 모기업의 차를 들여와 국산화한 차라는 점에서도 닮았다.
르노삼성차는 르노의 탈리스만을, 한국GM은 GM의 말리부를 들여왔다. SM6는 부산공장에서, 신형 말리부는 부평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신형 말리부와 SM6의 대결은 올해 나란히 사장으로 취임한 김제임스 한국GM 사장과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의 대결이기도 하다. 두 사람 모두 마케팅분야에 잔뼈가 굵은 영업통이다.
박 사장은 SM6의 흥행으로 르노 본사에서 입지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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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 |
박 사장은 2000년 르노삼성차가 출범한 뒤 16년 만에 탄생한 최초의 한국인 CEO다. 박 사장은 수십 년 넘게 자동차업계에 몸담으며 특유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다양한 차종의 흥행을 이끌었다.
김 사장도 공격적 판촉을 통해 한국GM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한국GM은 3월과 4월 연속으로 역대 3,4월 실적으로는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다.
사전계약 성적만 보면 신형 말리부의 승리다.
신형 말리부는 사전계약을 시작한 뒤 영업일 기준으로 8일 만에 1만 대 계약을 넘어섰다. SM6의 17일보다 훨씬 빠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형 말리부가 돌풍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면서 SM6의 신차효과가 조기에 수그러들 수도 있다"며 "아직 SM6가 한창 인기를 누릴 시기라는 점에서 르노삼성차 입장에서 아쉬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SM6와 신형 말리부의 소비자층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서로 판매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두 차종 모두 심심했던 국내 중형세단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 시장의 크기를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