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왜 패션업계에서는 BTS와 같은 세계적 브랜드가 나오지 않는 것일까?”
패션플랫폼 무신사의 내부에서 나온 얘기다. 무신사가 내린 답은 '신진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보자'는 것이다. 무신사의 패션특화 공유 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는 이렇게 출발했다.
▲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에 조성된 사무공간. <무신사> |
무신사 스튜디오는 2018년 동대문점을 시작으로 서울 성수동에 3번째 지점을 냈다.
10일 K-패션의 미래가 영글어가는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을 방문했다.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스탈릿성수’ 3~9층에 조성됐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연결된 통로를 지나 손쉽게 입장할 수 있다.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에 들어서자 무신사의 복합문화공간인 ‘무신사 테라스’가 펼쳐졌다.
무신사 테라스는 무신사 입점 브랜드가 고객과의 접점을 위해 쇼케이스, 팝업매장 등 다양한 행사를 열 수 있는 곳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캐쥬얼 패션 브랜드 ‘예일’이 운영하는 쇼룸과 브랜드 카페를 만날 수 있었다.
무신사 테라스 입구에서 바라보니 예일의 다양한 상품들과 콘텐츠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예일의 쿨링티셔츠를 판매하는 자판기,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예일의 브랜드 캐릭터 ‘댄’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 3층에 조성된 캐주얼 브랜드 '예일'의 브랜디드 카페. <비즈니스포스트> |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브랜드 카페에선 예일 브랜드를 입은 카페직원들이 댄의 얼굴을 본 뜬 라떼아트(커피와 우유거품을 활용한 창작활동) 제품을 판매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의 입점 브랜드들은 온라인에서만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며 “고객이 제품을 직접 보고 다양한 브랜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브랜드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무신사 테라스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무신사 직원의 안내를 받아 4층에서 8층까지 조성된 무신사 스튜디오의 사무공간을 둘러봤다.
층마다 중앙에 조성된 라운지를 둘러싸고 사무실, 회의실, 분장실, 작업실, 촬영 스튜디오 등 소규모 패션업체에게 필요한 사무환경이 빠짐없이 갖춰져 있었다.
작업실에는 입점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위스 다리미 브랜드 ‘로라스타’ 제품이 설치됐다. 세밀한 부분까지 입점업체의 편의를 고려했음이 느껴졌다.
무신사 관계자는 “서서 작업할 일이 많은 패션업 종사자들을 위한 입식용 다리미와 작업대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의 촬영 스튜디오. <무신사> |
영 스튜디오의 문을 열었다. 때마침 모델들이 제품 사진촬영을 진행했는데 현장에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이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촬영에 필요한 조명, 크로마키 등 각종 기자재는 무신사가 제공한다. 필요하면 한남점이나 동대문점의 스튜디오를 교차로 활용할 수도 있다. 입점업체는 스튜디오 대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매거진존’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매거진존은 최신 트렌드를 담은 고가의 디자인북들이 비치된 곳으로 다양한 유명 패션기업들의 디자인 매거진들을 보며 영감을 받을 수 있다는 무신사 직원의 설명이 뒤따랐다.
이날 입주업체 관계자들은 각자 사무실과 회의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K-패션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에서 시작한 브랜드가 언젠가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의 입점률은 약 80%에 이른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유튜브 패션 크리에이터, 신진 디자이너까지 다양한 패션업계 관련 종사자들이 이곳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다양한 패션 관련 종사자들이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을 채운 것은 지점마다 다른 콘셉트를 내세운 무신사 스튜디오의 운영전략을 반영한 것이다.
동대문점은 동대문과 연계한 생산과 물류에 주안점을, 한남점은 인근에 위치한 대형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염두에 뒀다.
반면 성수점은 패션업체 사이의 협업이나 성수동 인근의 팝업매장 조성을 통한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이같은 성수점의 콘셉트는 유통업계에서 성수동이 팝업의 성지로 떠오른 점을 반영한 것이다. 성수동은 서울 강남 및 경기 판교와 가까우면서도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물론 3곳의 스튜디오 모두 'K-패션 육성의 요람'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추구한다.
무신사가 공유 오피스를 확대해가며 신진 패션업체 발굴과 육성에 공을 들이는 것은 무신사의 상생경영 일환이다.
트렌드를 이끄는 경쟁력 있는 입점업체를 발굴하고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지원하는 것이 패션플랫폼인 무신사의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신사가 2021년 거래금액 2조3천억 원을 달성해 패션플랫폼업계 1위를 수성하자 한문일 대표이사는 공을 입점업체에 돌리기도 했다.
무신사에 입점한 패션브랜드는 2021년 말 기준 약 6천여 개에 이르는데 무신사는 이들을 위해 △동반생산자금 지원 △신진브랜드 전용 라이브커머스 운영 등의 다양한 상생방안을 내놓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