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1분기에도 건설부문을 추가로 600명 이상 감원했다.
삼성물산이 해외사업 부실 때문에 건설부문 조직의 규모를 줄이며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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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19일 삼성물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건설부문의 인력은 7323명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629명(7.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퇴직비용으로 1분기 약 500억 원을 반영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제일모직과 합병한 이후 2분기 연속으로 희망퇴직 등을 통해 직원들을 내보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인력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1천 명 넘게 줄었다.
삼성물산의 몸집줄이기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경쟁 건설사들이 충원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인력을 각각 70명, 740명, 252명 늘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치훈 사장이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는 점을 고려해 조직규모를 꾸준히 축소하며 인건비 절감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최 사장은 지난 3월 매체와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환경에 변화를 주고 상시적 조직개편과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힐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이 2013년 단독으로 수주한 호주 철광석광산 개발사업으로 공사비가 모두 6조5천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에서 5천억 원에 가까운 대규모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은 로이힐에서 대규모 적자가 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해당 프로젝트에 삼성물산 내부 감사직원 수십 명을 투입해 경영진단 활동을 벌였다.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도 건설부문 인력이 계속 줄어드는 것과 관련이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3월 주택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직원들의 불안감을 막아내기에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주택사업부 인력들은 주택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다른 대형 건설회사로 이직하고 있다”며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젊고 유능한 직원까지 나가는 부작용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