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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자동차 관세인하, 정몽구의 고민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7-01 14: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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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유럽산 중대형차 수입 관세가 철폐됐다. 소형차 관세도 인하돼 국내시장에서 유럽차의 가격경쟁력이 더 높아지게 됐다.

  한-EU FTA 자동차 관세인하, 정몽구의 고민  
▲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으로서 국내에서 더욱 수세에 몰리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유럽시장 공략을 확대할 수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한-EU FTA 발효 3년을 맞아 1일부터 1500cc 이상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게 됐다. 기존 관세는 1.6%였다. 1500cc 미만 소형차는 4.0%에서 2.6%로 관세가 낮아졌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되는 유럽산 자동차의 가격도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산 자동차는 국내시장에서 수입차의 80%, 전체 대비 10%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EU FTA 이전인 2010년 점유율은 5% 미만이었으나 지난해 9.5%로 늘었고 올해 5월까지 누적 시장점유율이 11.1%에 이르고 있다. 같은기간 수입차 중 유럽차 비율은 81.3%로 지난해 77.5%보다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 인하 및 철폐 효과가 더해지면 유럽산 자동차의 국내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번 관세 인하 및 철폐로 유럽산 자동차 판매가격이 평균 50만~80만 원 정도 내려갈 것으로 점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1일 차량가격을 최대 230만 원까지 내려 판매에 들어갔다.  또 폴크스바겐 코리아도 유럽산 모델의 가격을 새로 조정했다. 플래그십 세단 페이톤 4.2 V8 LWB은 종전 가격에서 110만 원 내린 1억2천730만 원으로 조정했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도 최대 30만 원 내렸다.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하 및 철폐로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현재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지켜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올해 5월까지 시장점유율이 7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 인하 및 철폐분을 선반영한 수입차들이 환율까지 등에 업고 가격을 낮추면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계속 후퇴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한-EU FTA로 내수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은 만큼 반대로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U의 28개국 역시 한국산 중대형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2010년 한국시장에서 유럽차 점유율과 비슷했지만 이후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됐다. 올해 5월까지 현대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5.9%에 그쳤다. 지난해 6.2%였던 데에서 뒷걸음질쳤다. 이달 초 현대차 유럽법인의 마크 홀 마케팅 총괄부사장이 사임한 것은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대기아차가 유럽시장에서 부진한 이유로는 신차 모델 출시가 더뎠고 상대적으로 디젤을 선호하는 유럽시장에서 디젤 라인업이 부실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하반기 i20 등 유럽 주력모델을 출시해 유럽시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5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i20을 생산하는 터키공장을 직접 둘러보는 등 i20에 거는 현대차의 기대감이 크다.

또 현대차는 지난달 그랜저 디젤을 내놓으며 국내 최초로 준대형 디젤 승용차를 선보였다. 내수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수입 디젤차들과 경쟁하면서 유럽시장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조만간 현대차의 쏘나타 디젤과 기아차의 K7 디젤도 출시 예정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유럽시장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엔약세로 일본차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데다가 유럽 공장에서 생산한 차는 관세인하 효과도 없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과도한 판촉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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