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올레드TV를 앞세워 프리미엄TV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려는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공급처인 삼성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패널 수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필요로 하는 물량을 모두 확보하기는 만만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 |
3일 TV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가 진행 중인 TV용 올레드패널의 공급 협상이 이달 안에 결론이 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런 분석의 근거로 올해 11월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이라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프리미엄TV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꼽힌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아 올레드TV를 제작하고 마케팅을 펼칠 시간을 고려하면 카타르 월드컵 특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올레드패널 공급협상을 서둘러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네오QLEDTV와 마이크로LEDTV에 QD(퀀텀닷)올레드TV까지 앞세워 글로벌 전체 TV시장뿐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도 선두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다만 미니LED기술이 적용된 네오QLEDTV는 높은 명암비와 얇은 두께를 구현하는데 올레드TV와 비교해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TV업체가 빠르게 기술력을 좁히며 추격하고 있다.
마이크로LEDTV는 1대에 1억 원이 넘는 가격과 수율 문제로 양산이 쉽지 않다.
삼성전자로서는 중국TV업체와 기술격차를 확보하고 프리미엄TV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QD올레드TV의 판매 확대가 중요한 상황에 놓여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껏 QLEDTV를 앞세워 LCD패널 프리미엄 제품군 중심으로 TV 시장 주도권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 올레드TV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북미와 유럽에 퀀텀닷올레드TV 판매를 시작하면서 목표량을 300만 대로 정했지만 이를 달성하기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의 TV용 QD올레드패널 생산능력은 TV를 연간 130만 대가량 생산할 수 있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소니에게도 올레드패널 생산 물량의 일부를 공급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전세계 TV용 올레드패널의 90%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한해 55인치 기준 올레드TV를 1천만 대 생산할 수 있는 패널을 공급할 능력을 갖추고 있어 삼성전자와 협상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아니어도 이미 20여 개에 이르는 올레드TV 브랜드에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고 있어 고객사 늘리기가 다급하지도 않다.
더구나 LG전자도 올해 프리미엄 TV 수요가 단단한 점을 고려해 올레드TV 판매에 확대에 고삐를 죄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로서는 원하는 단가와 수량만큼 LG디스플레이로부터 올레드패널을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2년 삼성전자의 올레드TV 시장 예상 점유율을 애초 15%에서 6.4%로 낮췄다.
반면 올레드TV 생태계를 빨리 확장하고 싶어하는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급망 불안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올해 올레드TV 성장세가 애초 전망보다는 다소 둔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부품업체는 장기주문을 받고 설비투자를 한 뒤 완제품업체에 부품을 공급한다”며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를 장기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